밤새 불길 속 검게 탄 시신 끌어내며 비명과 고함
살 타는 냄새 진동…팔다리 잘린 피해자들 병원 쇄도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군의 라파 팔레스타인 난민 텐트 공습으로 발생한 화재 피해가 끔찍하다고 현장의 생존자 등 목격자들이 전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가자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최소 45명이 사망하고 24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이 하마스 지도자 2명을 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라파의 건설 노동자 빌랄 알삽티는 라파 탈 아스 술탄 지역 캠프 피폭 현장에서 검게 그을린 시신들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불길이 매우 강했고 캠프 전체로 번졌다. 전기가 나가 깜깜했다”고 말했다.
알삽티는 자신과 아내, 두 자녀가 함께 머무르던 텐트가 폭탄 파편에 찢겨나갔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과 파편을 막을 수 있는 텐트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보호기구(UNRWA)는 소셜 미디어에서 “끔찍한” 공격이라며 가자가 현장 사진들이 “지구상의 지옥”임을 “생생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현장을 기록한 여러 동영상에 불꽃이 밤새 타오르고 있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잔해에서 검게 탄 시신들을 끌어내면서 공포에 싸인 채 고함을 치는 모습이 보인다.
아침이 되면서 텐트 여러 채가 완전히 불에 타 무너지고 차량들이 불에 탄 모습이 드러났다. 무너진 텐트는 쿠웨이티 알살람 캠프 1에 지은 것들이다.
이 캠프를 지원하는 알살람 인도주의 및 자선 사업 협회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 외에도 120채 이상의 텐트와 화장실 수십 곳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고 우물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적신월사가 운영하는 야전 병원에 있던 프리랜서 언론인 아들리 아부 타하(33)는 커다란 폭음이 두 차례 들린 뒤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심각한 화상을 입은 부상자 몇 사람이 도착했고 이어 피해자들이 몰려들면서 병원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아부 타하는 자신이 캠프에 도착한 27일 오전 모든 것이 파괴됐고 “연기와 살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전했다.
사상자들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라파의 탈알 술탄 보건 센터의 의사 마르완 알함스는 사망자와 부상자들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그는 “시신들 상당수가 심하게 불에 탔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모습”이라고 전했다.
텐트 한 곳에 13명이 함께 머무른다는 모함메드 아부 가넴(26)은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폭격 당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데 사람들이 타고갈 트럭 비용을 낼 돈도 없다”면서 “계속 남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