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수사, 외풍에 흔들리는 일 없어야" 취임사

[과천=뉴시스]최서진 김래현 기자 = 오동운 신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2일 공수처 구성원들을 향해 "수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외풍에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처장은 이날 오후 5시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취임식을 열고 "안타깝게도 공수처는 그동안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저는 공수처가 본연의 기관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성장 발전시켜야 하는 2대 공수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가족 여러분. 공수처는 수사기관이다"라며 "공수처는 수사기관으로서 수사를 잘하여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수사기관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때라야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지휘부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요일과 시간에 관계없이 즉시 보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마찬가지로 외부행사나 회의, 의전 등은 꼭 필요한 부분만 진행해 공수처의 모든 에너지가 본연의 업무인 수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처장은 현재 공수처가 국민의 관심이 높은 여러 중요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상기시키며 "수사기관이 수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외풍에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외부의 압력을 막아내 공수처 검사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는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처장은 공수처가 강하고 안정적인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평검사만 20명이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사 역시 수사 성과와 능력, 구성원들의 평가를 종합해 안정적이고 연속성있는 인사, 예측 가능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 처장은 "궁극적으로는 공수처를 구성원이 오래 다니고 싶어하는 곳, 구성원간 인화를 도모하고 상호 존중해주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위공직자 부패범죄 일소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업을 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비자(韓非子)의 유도(有度) 편에 있는 '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을 소개하며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 하여 같이 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고위공직자범죄를 엄단하는 강한 반부패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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