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로 대통령 권한 승계
14년간 비밀 기업 '세타드' 이끌어…제1부통령 임명
핵 프로그램 관여, 재정 부패 연루로 美·EU 제재 대상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대통령 권한은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에 승계된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란 헌법 131조에 따라 행정부·입법부·사법부 지도자로 구성된 위원회는 5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특별 선거를 준비한다.
그동안 대통령 권한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승인을 거쳐 모크베르 부통령이 승계한다.
올해 69세인 모크베르 부통령은 부통령 12명 중 최고령자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측근으로 알려졌다. 2007년 하메네이의 수십억달러 규모 비밀 기업 조직인 '세타드' 수장에 임명돼 14년간 이끌었다.
세타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몰수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 설립됐다. 이후 보건, 금융 등 다양한 산업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 수준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백신 개발도 시도했지만 실패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라이시 대통령 정부가 취임하면서 같은해 8월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이란 제1부통령직은 1989년 총리직이 폐지된 뒤 총리 권한 일부를 맡고 있다.
모크베르 부통령은 미국 등 서방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2010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여 혐의로 모크베르를 포함한 총 8명을 제재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1년 "이란의 조직적 부패와 잘못된 관리에서 재정적 역할을 했다"며 제재를 가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테헤란에서 670㎞ 떨어진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던 중 헬기가 경착륙하면서 추락했다.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을 포함해 총 9명이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구조당국은 15시간가량 뒤인 20일 오전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30㎞ 떨어진 이란 타빌 마을에서 헬기 잔해를 발견했다.
복수의 이란 매체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란 적신월사는 헬기 전체가 크게 손상되고 불에 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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