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1위 공고, 순이익 3687억
미래에셋·키움 부진 성적표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올해 초 신임 대표가 선임되며 새로운 성장을 모색한 7개 증권사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가장 큰 변수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이 향후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오는 2분기부터 신임 사장들의 리스크 관리와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임 대표가 선임된 8개 증권사가 공시한 올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치는 1조5880억원이다.
이 가운데 4곳(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은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3곳(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 등은 감소했다.
실적 개선은 국내외 시장 거래 대금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부문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장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결제대금은 약 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늘어났다.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000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 29.7% 급증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회복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올해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적인 IB 부문 영업이 본격 재개됐기 때문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의 요인은 증권사 전반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 및 금융상품 판매 관련 수익 등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전년도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었던 PF, 해외부동산 관련 비용 인식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올 1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3918억원, 순이익 36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 40.7% 늘어난 수치다.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이 개선됐고, IB 수익도 증가하며 전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사업 부문별 영업수익을 보면 브로커리지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106억원을 기록했고, IB 수익은 115.5% 늘어난 1644억원을 기록했다.
IB, 채권, 리테일을 두루 경험한 김성환 신임 사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취임 후 IB그룹 임직원을 모두 교체했다. 초대 IB그룹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그간 한국투자증권의 IB경쟁력을 높여온 만큼 1분기 IB실적에서 신규 딜 확장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삼성증권으로 253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0.21%증가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순이익은 삼성증권의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업황 호조 덕분이다. 박종문 사장은 취임 후 리테일 영업기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수수료 수익은 1429억원이 발생했다. 또 휴젤, 이닉스 등 인수 및 자문수수료가 771억원이 발생했고. 금융상품 판매도 454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주가 폭락 사태와 대규모 미수금 여파로 실적이 대폭 감소했던 키움증권 역시 올해 엄주성 대표 취임 이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889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윤병운 신임 사장을 선임한 NH투자증권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27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고, 순이익은 2255억원으로 22.4% 늘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수료, 트레이딩 손익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통 강점인 IB(기업금융) 부문을 공고히 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윤 부사장은 30여년간 IB 사업부를 총괄한 바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으로 IB부문을 인프라투자 전문조직으로 재편했고, 현 실물자산투자본부 산하에 부동산PE부도 신설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989억원을 올렸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784% 늘어 실적을 정상 궤도에 올랐다. 특히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홍구 신임 대표는 WM부문 대표를 지내며 조직 안정화 임무를 수행한 만큼 브로커버리지 중심 비즈니스 구조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WM 관련 수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자산 손실 인식이 지속되면서 타사 대비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김미섭, 허선호 전문경영인 2기 체제의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다.
순이익 1705억원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한 수치다. 위탁매매 수수료와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등 개인금융부문에서는 양호했지만 기업금융과 운용 손익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은 16.2% 개선된 반면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28.8%, 운용 손익은 15.4%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1분기도 충당금 관련 비용 및 투자자산평가손실 규모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손비용과 투자부동산손상차손은 각각 240억원, 275억원으로 4분기(294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한 당기순이익 1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25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데는 성공했다. 브로커리지 기반 수익은 전 분기 대비 52% 확대됐다. 1분기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수익이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업금융(IB), 금융수지,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을 시현했다.
신임 사장을 맞이한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2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PF 충당금 반영이 잠재적 변수인만큼, 다른 사업군을 다각화해 매출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2분기 실적 결정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고, IB강자인 NH투자증권은 리테일을 강화하고 있다. 리테일과 디지털 마케팅 기획·전략 전문가인 삼성증권 출신 박선학 상무를 CFO로 선임했다.
또 다른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은 내실 다지기와 주주환원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향후 3년에 걸쳐 자사주 209만 5345주(발행주식의 7.99%)를 소각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앞서 선제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는 모양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다만 가장 큰 변수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이 향후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오는 2분기부터 신임 사장들의 리스크 관리와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임 대표가 선임된 8개 증권사가 공시한 올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치는 1조5880억원이다.
이 가운데 4곳(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은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3곳(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 등은 감소했다.
실적 개선은 국내외 시장 거래 대금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부문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장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결제대금은 약 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늘어났다.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000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 29.7% 급증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회복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올해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적인 IB 부문 영업이 본격 재개됐기 때문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의 요인은 증권사 전반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 및 금융상품 판매 관련 수익 등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전년도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었던 PF, 해외부동산 관련 비용 인식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김성환號 한국투자증권 최대 순익, 삼성·키움 브로커리지로 '추격'
한국투자증권은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이 개선됐고, IB 수익도 증가하며 전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사업 부문별 영업수익을 보면 브로커리지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106억원을 기록했고, IB 수익은 115.5% 늘어난 1644억원을 기록했다.
IB, 채권, 리테일을 두루 경험한 김성환 신임 사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취임 후 IB그룹 임직원을 모두 교체했다. 초대 IB그룹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그간 한국투자증권의 IB경쟁력을 높여온 만큼 1분기 IB실적에서 신규 딜 확장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삼성증권으로 253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0.21%증가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순이익은 삼성증권의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업황 호조 덕분이다. 박종문 사장은 취임 후 리테일 영업기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수수료 수익은 1429억원이 발생했다. 또 휴젤, 이닉스 등 인수 및 자문수수료가 771억원이 발생했고. 금융상품 판매도 454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주가 폭락 사태와 대규모 미수금 여파로 실적이 대폭 감소했던 키움증권 역시 올해 엄주성 대표 취임 이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889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윤병운 신임 사장을 선임한 NH투자증권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27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고, 순이익은 2255억원으로 22.4% 늘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수료, 트레이딩 손익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통 강점인 IB(기업금융) 부문을 공고히 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윤 부사장은 30여년간 IB 사업부를 총괄한 바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으로 IB부문을 인프라투자 전문조직으로 재편했고, 현 실물자산투자본부 산하에 부동산PE부도 신설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989억원을 올렸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784% 늘어 실적을 정상 궤도에 올랐다. 특히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홍구 신임 대표는 WM부문 대표를 지내며 조직 안정화 임무를 수행한 만큼 브로커버리지 중심 비즈니스 구조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WM 관련 수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해외 투자자산 발목 미래에셋증권, 부진 성적표
순이익 1705억원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한 수치다. 위탁매매 수수료와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등 개인금융부문에서는 양호했지만 기업금융과 운용 손익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은 16.2% 개선된 반면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28.8%, 운용 손익은 15.4%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1분기도 충당금 관련 비용 및 투자자산평가손실 규모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손비용과 투자부동산손상차손은 각각 240억원, 275억원으로 4분기(294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한 당기순이익 1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25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데는 성공했다. 브로커리지 기반 수익은 전 분기 대비 52% 확대됐다. 1분기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수익이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업금융(IB), 금융수지,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을 시현했다.
신임 사장을 맞이한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2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PF 충당금 반영이 잠재적 변수인만큼, 다른 사업군을 다각화해 매출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2분기 실적 결정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고, IB강자인 NH투자증권은 리테일을 강화하고 있다. 리테일과 디지털 마케팅 기획·전략 전문가인 삼성증권 출신 박선학 상무를 CFO로 선임했다.
또 다른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은 내실 다지기와 주주환원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향후 3년에 걸쳐 자사주 209만 5345주(발행주식의 7.99%)를 소각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앞서 선제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는 모양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