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튀르키예 정상, 이·팔전쟁 이견차…에르도안 "1000명 넘는 하마스 대원 치료 중"

기사등록 2024/05/14 03:21:47

최종수정 2024/05/14 09:14:55

[앙카라=AP/뉴시스]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사진 왼쪽)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05.14. 
[앙카라=AP/뉴시스]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사진 왼쪽)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05.1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각)에 만나 수십 년 된 분쟁을 제쳐 놓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회담을 가졌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깊은 분열도 드러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2시간에 걸친 대면 정상회담을 마친 후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묘사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발언에 펄쩍 뛰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나는 그것(하마스)을 자신의 땅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또 튀르키예가 현재 병원에서 "1000명이 넘는 하마스 대원을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는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지만, 에르도안은 이 무장단체를 '저항 조직'으로 반복해서 언급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정상들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과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네 차례 만남을 가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에게해 영유권 주장과 지중해 시추권 등 일련의 쟁점을 둘러싸고 수십 년 동안 대립해 왔다. 특히 지난 반세기에만 세 차례나 전쟁 직전까지 갔다. 2020년에는 에너지 탐사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양국 군함이 지중해에서 맞붙은 적도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지난해 12월 분쟁은 제쳐두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합의했다. 소위 긍정적인 의제 항목 리스트에는 무역, 에너지, 교육 및 문화적 유대가 포함된다.

에게해의 경쟁관계인 양국은 지난번 아테네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튀르키예 국민들이 번거로운 비자 절차 없이 그리스 섬 10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관계개선(fence-mending)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위해 정기적인 고위급 접촉을 유지해 왔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두 나라 간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이번 협정을 통해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단계"라고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 트라키아 지역의 튀르키예-무슬림 소수민족을 "두 공동체 사이의 우호의 다리"라고 불렀다.
      
앞서 그는 정상화 과정이 양국과 지역 모두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화 채널은 계속 열려 있고 우리는 긍정적인 의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무역 규모를 6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리스와 튀르키에 간 다툼의 경향은 여전하다.

최근 이스탄불에  있는 전 그리스 정교회 교회를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장하자, 그리스는 튀르키예가 세계문화유산의 "특성을 모욕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튀르키예는 지난달 이오니아해와 에게해 일부 지역에 '해양 공원'을 건설하기 위해 그리스가 발표한 계획을 비판했다. 튀르키예는 그리스의 일방적인 선언이 양국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방해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두 나라는 또한 1974년 이래로 그리스계 민족과 튀르키예 민족으로 나뉘어 분열돼 있는 키프로스를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튀르키예는 연방제 아래 키프로스를 다시 통합하기 위한 합의를 거부했다. 대신 튀르키예 정부와 튀르키예 계열의 키프로스 행정부만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을 제안했다.

키프로스섬은 현재 북쪽은 튀르키예가 실효 지배하고, 남쪽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친그리스계 정부가 들어서 있다. 이 키프로스섬 해역에는 대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뚜렷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과 미초타키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적인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중해의 추가 불안정을 막고 싶어한다고 AP가 전했다.

최근의 관계 해빙은 지난해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그리스의 연대에 의해 부분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에서 승리해 20년째 장기집권 중이었던 그의 임기를 5년 더 연장한 후 서방 국가들과 다시 관계를 맺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파블로스 마리나키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정상들이 양국 관계의 진전과 합의된 협력 분야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나키스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이웃 나라와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화가 양국 모두에게 긍정적일 뿐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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