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가 4.1%↑·수입물가 3.9%↑
국제유가·환율 오름세에 기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 11개월째 오름세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국제유가와 환율 급등에 4월 수출입물가가 넉달 연속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은 최근 농산물 가격 고공 행진과 함께 향후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호조세에 지난달 수출 물량과 금액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상승세를 보였고, 여기에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 하락이 맞물리며 교역조건지수는 11개월째 개선세를 이어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68(2020=100)로 전월(138.31)대비 43.9% 올랐다. 2023년 8월(4.1%) 이후 최대 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7월( 0.2%)부터 8월(4.1%), 9월(2.9%), 10월(0.9%)에 걸쳐 4개월 연속 반등한 후 11월(-4.3%)과 12월(-1.6%) 두달 연속 하락한 후 1월(2.5%) 상승 전환했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5.5% 상승했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대비 3.7%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전월대비 각각 1.9% 상승했다.
4월 수입물가 지수는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84.18달러였지만, 4월에는 89.17달러로 전월대비 5.9% 올랐다. 원·달러는 3월 평균 1331.63원에서 4월에는 1369.25원으로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4%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3%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는 132.17로 전월대비 4.1% 올랐다. 4개월 연속 오름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2% 올라 넉달 째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전월에 비해 2.5% 하락했지만, 공산품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올라 전월대비 4.1% 올랐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6%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3.2% 올랐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출물가는 반도체 오름세에, 수입 물가는 환율과 유가 상승 영향을 받았다"면서 "4월 유가는 3월에 비해 올랐다가 5월에는 다시 3월 수준을 회복했지만 중동 리스크와 관련해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월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동월대비 각각 9.8%, 13.1% 상승했다. 같은달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1년 전보다 각각 7.1%, 4.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2%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지난해 6월에 상승세로 27개월 만에 전환된 바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로 플러스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역조건 개선세는 수입가격은 하락한 반면, 수출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에 영향받아 수입가격이 2.0%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 가격 반등에 3.1% 올랐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9.8%)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5.2%)가 모두 올라 전년동월대비 15.4%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발표부터 생산자물가 및 수출입물가를 측정할 때 준거로 사용하는 기준연도를 기존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했다.
물가수준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기준연도 가격수준을 100으로 설정해 지수화하는데 국민계정 등 주요 경제통계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5년마다 기준연도를 최근 시점으로 바꾼다.
생산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은 884개로 개편전(894개)에 비해 10개 품목이 줄었다. 수출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 수는 201개로 개편전(213개) 대비 3개 품목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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