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말하는 AI 현실로?…구글·애플·삼성폰 '음성비서'로 변신

기사등록 2024/05/13 19:00:00

최종수정 2024/05/13 20:06:52

구글, 14일 구글 I/O 행사서 제미나이 중심 AI 신기술 공개 전망

애플도 내달 WWDC24서 생성형 AI 결합한 '시리' 등 공개 가능성

삼성, 7월 중 가전에 '생성형 AI 빅스비' 적용…향후 모바일 확대할 듯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호아킨 피닉스가 분한 주인공 테오도르와 화면 속 인격형 AI 사만다의 모습. (사진=워너브라더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호아킨 피닉스가 분한 주인공 테오도르와 화면 속 인격형 AI 사만다의 모습. (사진=워너브라더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구글,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모두 자사의 'AI 음성 비서'를 올해 한단계 진화시킬 전망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Siri), 삼성 빅스비(Bixby) 등 대부분의 AI 음성 비서들은 AI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단순한 수준의 명령과 소통만 가능했다. '시리야', '하이 빅스비' 등 특정 단어를 통해 AI를 호출한 뒤 '어떤 앱을 켜줘', '이 단어를 검색해줘' 등의 소통만 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단순한 명령 수행만이 아닌 사람처럼 문맥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대화가 가능한 AI의 등장이 가능해졌다. 10여년 전 개봉했던 SF(공상과학) 영화 '그녀(Her)'처럼 사람처럼 대화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을 정도의 AI가 올해 탄생할 수 있을 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현지시각 기준 14일 오전 10시(한국시각 15일 새벽 2시)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행사를 개최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인다.

이번 구글 I/O의 핵심은 단연 AI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구글 I/O 행사 이후 자사의 첫 LLM(거대언어모델)인 '제미나이'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구글은 제미나이를 통해 자사의 검색엔진, 지도, OS(운영체제)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해 행사에서는 생성형 AI와 검색을 융합하는 방법 등을 다룰 전망이다. AI와의 대화, 가상체험을 위한 AI의 이미지 생성 기능 등도 언급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AI를 심는 기술도 한층 더 진화할 수 있다. 기존 구글의 AI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제미나이를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제미나이 앱을 설치한 뒤 활성화 하면 제미나이가 기기 내 주요 어시스턴트로 설정된다. 이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의 음성 기능을 제미나이를 통해 이용하고, 메일·지도·영상 등 다양한 앱과도 제미나이가 연동되는 식이다.
구글이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를 발표했다. (사진=구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이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를 발표했다. (사진=구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 이후에는 애플이 내달 연례 개발자회의(WWDC24)에서 AI 기능이 대거 추가된 iOS 18을 발표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AI 신기능을 두고 앞서 공개된 경쟁사들의 AI폰처럼 음성 기록, 통역,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Siri)'에 AI가 적용돼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그간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등 AI 협업을 추진해왔는데 오픈AI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OS 18에 생성형 AI인 챗GPT 기능이 적용되고, 시리와도 결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리에 생성형 AI 기반 챗봇이 적용돼 단순한 질문-답변 만이 아니라 대화의 흐름, 문맥 등까지 이해하고, 실제 사람과 같은 대화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더욱이 애플은 자사 첫 AI 폰으로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의 하드웨어도 AI 기능에 맞게 개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의 AI 기능 향상을 위해 마이크 부품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리에 생성형 AI가 적용되고 이와 함께 마이크 성능 강화까지 이뤄지면 더 복잡한 음성 명령과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의 AI(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리'. (사진=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의 AI(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리'. (사진=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 AI 비서인 빅스비에 생성형 AI를 접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진행된 '밀라노 디자인위크' 행사에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7월 중 빅스비에 LLM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생성형 AI 빅스비는 기기 규모가 커 소형화 제약이 따르지 않는 가전제품에 우선적으로 탑재될 전망이다. 이른바 'AI 가전'을 먼저 실현하는 식이다. 한 부회장은 "지금 가전이 '에어컨 온도 맞춰줘' 정도의 명령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나 외출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제품을 알아서 꺼주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행사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동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성형 AI로 강화된 빅스비가 향후 갤럭시 스마트폰 제품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O월O일 일정 등록' 정도의 명령만 가능했던 빅스비가 '나 이날 여행 갈거야'라고 말만 해도 알아서 일정 등을 등록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인격형 AI '사만다'가 등장한 SF 영화 '그녀'의 작중 시간은 2025년이다. 공상과학의 영역이었던 대화가 가능한 AI가 영화보다 1년 앞선 올해 등장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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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말하는 AI 현실로?…구글·애플·삼성폰 '음성비서'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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