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특이 의약품이 미래다"…제약·바이오 개발 '잰걸음'

기사등록 2024/05/15 09:01:00

최종수정 2024/05/15 09:08:52

이중~삼중 항체 및 작용제 개발 활발

비만·암·뇌질환 등 다양한분야서 개발

[서울=뉴시스] 북경한미약품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발표한 BH3120의 작용 기전. 종양(Tumor)에서는 ‘BH3120(왼쪽 Y자 물질)’과 ‘4-1BB 결합력이 높은 이중항체(오른쪽 Y자 물질)’ 모두 강력한 항암효과를 유도하지만, 일반 조직(Nomal Tissue)에서는 BH3120이 4-1BB 결합력이 높은 이중항체와 달리 불필요한 면역활성화를 최소화해 보다 안전성을 지닌다는 내용 (사진=한미약품 제공) 2024.0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경한미약품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발표한 BH3120의 작용 기전. 종양(Tumor)에서는 ‘BH3120(왼쪽 Y자 물질)’과 ‘4-1BB 결합력이 높은 이중항체(오른쪽 Y자 물질)’ 모두 강력한 항암효과를 유도하지만, 일반 조직(Nomal Tissue)에서는 BH3120이 4-1BB 결합력이 높은 이중항체와 달리 불필요한 면역활성화를 최소화해 보다 안전성을 지닌다는 내용 (사진=한미약품 제공) 2024.0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이 여러 개의 질병 유발 타깃을 겨냥하는 '다중특이 의약품' 개발에 질주하고 있다. 다중 특이성 의약품은 질환을 유발하는 각기 다른 2개 이상 타깃에 동시에 작용해 치료 효과를 이끌어내는 의약품을 말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다중특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가 크게 늘며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계 제약사 암젠의 레이먼드 드셰 R&D 선임부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데이'에서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제 1~2 물결이었던 합성의약품, 제3 물결인 바이오의약품을 지나 지금은 다중특이성 의약품이란 제4의 물결에 있다"며 "그 흐름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이중항체 '블린사이토'를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에서도 2015년 허가 후 처방되고 있다.

이어 암젠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비만 치료제 'AMG133'를 개발 중이다. 임상 2상 중이다. 또 다른 다중특이 의약품인 심혈관질환 유전자 치료 후보물질 '올파시란'이 3상 중이며, DLL3(델타-유사 리간드3) 표적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TE) '탈라타맙'은 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심사를 받고 있다.

미국 일라이 릴리는 GLP-1·GIP에 이중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젭바운드'를 이미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루카곤·GLP-1 이중 작용제 '서보두타이드'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으로 인한 간 질환 치료를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비만 3상에도 진입했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중항체를 넘어 삼중항체 개발에 나섰다. 지난 3월 암 치료를 위한 삼중특이성 T세포 인게이저 신약을 개발하려고 네덜란드 제약사 메루스와 손잡았다. 메루스의 삼중특이적 플랫폼인 트리클로닉스는 한 번에 표적 3개에 동시에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도 연구가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은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 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은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이 북경한미약품과 개발 중인 'BH312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 항암치료와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미의 차세대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는 단백질 복합체에 변이가 생긴 여러 고형암종 세포주에서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나타내 표적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이중항체 전문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를 갖고 다양한 퇴행성뇌질환 및 난치성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ABL001(VEGF+DLL4), ABL111(Claudin18.2+4-1BB), ABL503(PD-L1+4-1BB), ABL105(HER2+4-1BB) 등에 대한 임상 프로젝트가 미국, 중국, 호주, 한국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ABL104(EGFR+4-1BB) 등의 파이프라인 역시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 수용체 작용제 'DD01'을 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 임상 2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DD01은 MASH 및 비만 치료제로 동시 개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중특이성 의약품의 효과를 최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중특이라는 새로운 계열 약물의 흐름이 더 커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다중특이 의약품이 미래다"…제약·바이오 개발 '잰걸음'

기사등록 2024/05/15 09:01:00 최초수정 2024/05/15 09:08:5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