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대·노스웨스턴대 등 이스라엘과 거래 중단 요구 검토 약속
기말 시험·졸업식 방해 막는 전술…새 학기 전에 전쟁 끝날 전망
[뉴욕=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전역의 대학교로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시위대와 합의를 통해 기말 시험과 졸업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브라운대, 노스웨스턴대, 럿거스대 등이 지난 17일 이래 전국 46개 대학에서 2400여 명이 체포되는 상황과는 전혀 다른 해결책을 추구했다.
시위대와 합의에는 대학 당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거나 오랜 미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거래를 중단하라는 요청을 청취하는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합의는 이스라엘 보이콧 주장이 반유대주의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다. 다만 대학 당국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바꾸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
필라델피아 템플 대 랠프 영 교수는 “시위를 해산하기 위한 대학 당국의 전술로 보인다. 기말이 다가오고 있고 다음 학기 시작 전에 가자 전쟁은 끝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 교수는 이스라엘 투자 변경을 논의하지 않을 대학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주립 대학들은 그런 권한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영 교수는 이 같은 대학 당국의 대화 전술이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는 체포보다는 나은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가 “시위대들이 얻어낸 것이 있다고 느끼게 하지만 실제 얻어낼 것인지는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 대학교는 지난 2일 당국이 시위대와 캠퍼스 점거 종료 합의를 이룬 뒤 학교를 정상화했다.
제프 에틴저 총장 대행은 시위대들이 기말 시험과 졸업식을 방해하지 않는 대신 다음 주 열리는 대학 이사회에서 시위대 대표가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는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 철회를 강조할 전망이다.
럿거스대의 시위대들도 2일 오후 캠퍼스를 점거한 텐트들을 철거했다. 대학 당국은 아랍문화센터 설립과 시위 학생들 처벌 방지를 약속했다.
프랜신 콘웨이 대학 총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거래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철회와 럿거스대와 텔아비브대의 관계를 끊으라는 시위대의 요구를 검토하고 있으나 “그런 결정은 대학 당국의 권한 밖”이라고 밝혔다.
로드 아일랜드 주 브라운대 시위대도 2일 텐트를 철거했다. 대학 당국자들은 학생들이 브라운대 재단이 가자 전쟁을 통해 이익을 보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팩슨 총장은 대학 자문위원회에 오는 9월 30일까지 투자 철회 방안을 제시하도록 요구해 10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외곽 노스웨스턴대도 지난 1일 합의가 이뤄진 뒤 잠잠해진 상태다. 대학 당국은 투자 자문위원회를 만드는 등의 약속을 했다.
캘리포니아주 포모나대 교수진들이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자금을 대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변경을 표결로 지지했다고 3일 밝혔다. 교수진 표결은 구속력이 없다.
한편 전국적으로 시위대 체포가 지속되고 있다. 3일 오전 뉴욕대에서 텐트 철거를 거부하는 시위대 10여 명이 체포됐으며 뉴 팰츠 뉴욕주립대에서는 2일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 132명이 체포됐다. 테네시대에서도 9명이 체포됐다. 이번 시위의 진원지인 뉴욕 컬럼비아대에서도 2일 오후 100 명 이상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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