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해외 IB 9개사 2112억 규모 위반
법규 이해 부족, 내부통제 미흡 등 드러나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BNP파리바, 홍콩HSBC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7개사를 추가로 적발했다. 위반금액만 1016억원 규모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공매도특별조사단은 최근 글로벌 IB 7개사의 1016억 상당 불법 공매도 혐의를 포착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9개사의 위반금액은 2112억원 수준이다.
외부대여 또는 담보 제공된 처분제한주식 반환절차에 미흡했거나 차입확정수량 입력 이전 공매도 주문을 승인·제출한 경우, 내부부서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다른 부서에서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 계산해 과다계상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해 잔고관리가 미흡한 사례, 수기 입력 과정에서의 오류 등이 발각됐다.
이번에 드러난 무차입 공매도 행태는 국내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 과실 등 고의보다는 과실에 가깝다. 금감원은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법 공매도와 직접 연계된 건 없었지만 반복성 등을 고려할 때 단순 과실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판단, 어느 선까지 고의성이 있다고 볼지 고민 중이다.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 프로세스와 잔고관리 방식 개선 등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을 요구한 상태다. 아울러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불법 공매도 조사와 관련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 IB에 대해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나머지 IB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며 "향후에도 공매도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 대응해 불법 공매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주최로 열린 1차 공매도 토론회에서 제기된 초빈도·초단타 매매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들의 직접전용주문(DMA) 이용 공매도 의혹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DMA는 일반주문방식에 비해 주문 적정성 확인을 간소화한 주문 제출 방식으로 금감원 조사, 거래소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된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MA 방식을 통해 제출된 공매도 주문 주체는 글로벌 IB"라며 "이번 글로벌 IB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현재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번에 추가로 불법 공매도 혐의가 드러난 7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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