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290억 루블 순손실…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
유럽 수입 러 비중 2021년 40%서 2023년 8%까지 ↓
3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지난해 6290억 루블(약 9조31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이후 최대 손실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한 8조5000억 루블(약 126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스 판매는 기존 8조4000억 루피에서 4조1000억 루블로 감소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 증시에서 가즈프롬의 주가는 4.4% 이상 하락했다. 앞서 대부분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가즈프롬이 적은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서방 전문가들은 가즈프롬이 손실을 본 이유로 유럽 시장에 대한 에너지 판매 부진을 꼽고 있다.
가즈프롬의 러시아 이외 지역 가스 판매 수익은 2022년 7조3000억 루블(약 108조원)에서 지난해 2조9000억 루블(약 43조원)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EU에 따르면 유럽의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0%에서 2023년 8%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해 가즈프롬의 유럽 외 수출 경로가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이는 유럽 시장에서 입은 손실의 5~10% 수준이라고 한다.
러시아 정부와 가즈프롬은 유럽 시장 대신 중국의 러시아 가스 구매가 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10년 간 러시아가 수출한 연평균 가스 수출량은 2300억㎥인 데 반해 지난해 수출량은 220억㎥에 불과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유럽 시장을 되찾지 않는 한 가즈프롬의 손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까지 6700㎞를 연결하는 가스관인 '시베리아의 힘-2'는 건설하는 데 수 년이 걸리고, 이는 가즈프롬의 유럽 시장 손실을 보상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전 부회장 크레이그 케네디는 "(가즈프롬의) 유럽으로부터의 손실은 유럽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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