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증원, 사실상 확정…의·정 갈등 '출구', 아직도 난망

기사등록 2024/05/02 14:23:35

최종수정 2024/05/02 14:58:53

내년 의대 증원 규모 1489~1509명…이달 말 확정

임현택 의협 회장 "의대 정원 증원 등 뜯어고칠 것"

의료공백 해소 난망…"전공의·교수 돌아오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05.0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05.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구무서 기자 = 전공의 이탈이 두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가 사실상 확정됐다. '의대 증원'이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주요 요소로 작용했던 만큼, 앞으로 의·정 갈등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가 확정되면 의대 증원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의사단체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증원 2000명' 근거를 들여다보겠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반전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2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은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을 최소 1489명에서 최대 1509명으로 확정했다. 아직 선발 인원을 확정하지 않은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하면 31개 대학에서는 1469명이 증원을 제출했다. 차의과대가 50~100% 선발 시 의대 증원 규모는 최종 1489~1509명이 되는 셈이다.

이를 적용하면 2025학년도 의대 총 선발 규모는 최소 4547명에서 최대 4567명이 된다. 2024학년도까지 의대 입학정원은 3058명이었다.

국립대 9곳은 모두 증원된 정원을 50% 줄였고 사립대는 5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증원분을 100% 반영했다.

대교협은 이달 말까지 심의를 거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게 된다. 다만 이전 사례를 비춰봤을 때 심의 과정에서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대교협에서 증원된 정원이 확정되면 정부의 손을 떠난 것이기 때문에 의료계의 '원점 재검토' 타협의 여지는 사라지게 된다.

대신 정부는 전공인들의 수련 환경 개선을 당근책으로 제시하며 병원 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까지 참여기관을 모집해 1년간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 의료 과목이 대상이다.

병원을 떠났던 의사들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1.7%이며 수도권 주요 5대 병원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계약률은 65.9%로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임현택 회장 취임식'에서 축하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5.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임현택 회장 취임식'에서 축하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반면 강경파를 중심으로, 의사단체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회로 삼고 '원점 재검토'를 끝까지 밀어붙일 방침이다. 지난 1일 서울고법 행정7부는 정부 측에 오는 10일까지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산출한 과학적 근거,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법원 결정 전까지 모집 정원 최종 승인을 보류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등 각종 불합리한 정책들을 하나하나 뜯어고쳐 반드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의협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한심한지 깨닫도록 하겠다"면서 "의료 농단이자 교육 농단을 바로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의대 증원이 마지막 대교협 심의만 남겨두면서 일각에서는 의·정 갈등이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확정이고 2025학년도에 한해 50~100% 자율 모집을 한 건데, 올해 급격한 변화를 조정하기 위해 (증원 규모를) 줄이는 건 적절하다"면서도 "(의대 증원 규모 확정이) 의·정 갈등 출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전공의나 의대 교수가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의장은 "애초에 의대 증원 규모를 협상하려면 2월에 정리했어야 한다. 2000명 증원에 근거가 있다고 한 정부 주장이 옹색해졌다"면서 "(증원) 500명 가까이 줄인다고 전공의나 의사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증원이)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그는 "입시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니, 이를 중단하는 건 중요할 것"이라며 "대교협에서 결정하면 (증원이) 확정돼서 그대로 진행되는지 (정부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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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증원, 사실상 확정…의·정 갈등 '출구', 아직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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