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7로 승리…동생 허훈, 형 허웅 꺾어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가 '슈퍼 팀' 부산 KCC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승1패의 동률을 만들었다.
KT는 29일 오후 7시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KCC를 101-97로 꺾었다.
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에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은 KT는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린다.
KBL에 따르면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우승한 건 총 13회 중 6회다. 확률로 계산하면 46.2%다.
높지 않은 확률이지만, KT는 빠르게 승부의 균형을 바로잡으며 반전의 초석을 다졌다.
정규리그 5위 팀으로는 사상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2020~2021시즌 이후 3년 만에 봄 농구 마지막 무대에 출전한 KCC는 1차전 승리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두 팀의 이번 대결에서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장남인 허웅(KCC)과 차남인 허훈(KT)이 펼치는 '형제의 난'이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차전에서는 형님 허웅이 웃었다면, 이날 경기에선 동생 허훈이 웃었다. 22점을 기록하고 10도움도 해내며 더블더블을 했다.
농구 경기에서 더블더블은 한 선수가 한 경기 내에서 득점·리바운드·도움·가로채기·블록 슛 등 다섯 개 부문 중 두 개 부문에 대해 두 자릿수의 성공을 기록하는 걸 의미한다.
허웅은 동생보다 적은 16점에 그쳤고, 팀도 패배했다.
KT에선 허훈뿐 아니라 패리스 배스가 36점에 11리바운드의 더블더블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KCC에서는 알리제 드숀 존슨, 라건아가 각각 29점, 26점을 했으나 승리까지 닿진 못했다.
전반전은 KCC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1쿼터에 20-19로 근소하게 앞섰던 KCC는 전반이 끝난 시점에는 53-44로 치고 나갔다.
KCC의 알리제 드숀 존슨은 2쿼터에만 24점을 기록, 챔피언결정전 사상 단일 쿼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KT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3쿼터에서 분위기를 뒤집었다. 3쿼터에만 35점을 기록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배스가 이 쿼터에서만 홀로 23점을 쏘아 올리며 맹활약했다.
KCC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라건아, 허웅 등을 앞세워 KT를 추격했다.
경기 종료 3분35초를 남겨 놓은 시점에 핵심 자원인 송교창 5반칙 퇴장을 당하는 변수를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종료 3분6초가 남았을 때 허웅이 3점 슈팅으로 두 팀의 간격을 3점 차로 좁혔다.
그리고 1분45초가 남은 시점에는 허웅이 또 한 번 활약했다. 프리드로우 2개를 모두 성공하며 98-97까지 따라갔다.
마지막 결정적 한 방 싸움으로 분위기가 굳어졌다.
KT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 경기 종료 1분3초가 남은 시점에 허훈의 패스를 받은 하윤기가 덩크슛을 성공하며 다시 간격을 벌렸다.
경기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이후 KT는 추가 득점을 위해 외곽포를 던졌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다만 공격 리바운드를 연속해서 성공하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흐름을 잃은 KCC는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가 5반칙 퇴장당하는 변수를 맞았고 허훈에게 프리드로우까지 내줬다.
허훈이 이를 성공시켰고, 경기는 KT의 101-97로 막을 내렸다.
한편 양 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내달 1일 오후 7시 부산사직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겨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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