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장관들 "라파 공격 안 하면 정부 존재 이유 없어"
네타냐후 라이벌 "인질 생환이 더 시급하고 중요" 반박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총공격 카드로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 라파 공격과 인질 생환 우선순위를 놓고 내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전시내각 일원인 베니 간츠 야당 국민통합당 대표는 성명을 내 "라파 작전도 중요하지만,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인질들의 귀환이 더 시급하고 훨씬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간츠 대표는 "안보 기관 지원으로 인질 귀환을 위한 책임 있는 윤곽이 도출됐는데도 장관들이 이를 막는다면, 정부는 더 이상 존재하고 (전시 상황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간츠 대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평가되는 인물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전시내각에 참여했다.
이번 성명은 일부 극우 성향 장관이 라파 공격 강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이후 나왔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앞서 SNS를 통해 라파를 공격하지 않으면 정부는 존재할 권리를 잃게 된다며, 이집트의 협상 중재안도 "수백명의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등에 업고 나치에 굴욕적인 항복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이타마르 벤그리브 국가안보장관도 SNS에 "무모한 협상은 정부 해산과 같다"며 동조했다.
이같은 강경 발언에 이스라엘 정치권에선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1 야당 예시 아티드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는 인질 생환, 대미 관계, 사우디와 합의, 이스라엘의 안전과 벤그리브 및 스모트리치 중 선택해야 한다"며, 두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이 네타냐후 연정에서 탈퇴하면 인질 협상을 승인하는 데 필요한 표를 정부에 제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 공격 준비를 마친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 및 휴전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6주 휴전에 인질 약 40명을 석방하는 중재안을 제안했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며 인질 33명 석방까지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즉각적인 영구 휴전을 요구하며 합의안을 거부하고 있지만, 이집트 등 중재국 노력으로 이견을 좁혀갈 여지도 보이고 있다.
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AFP에 "이스라엘이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며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제안한 내용과 하마스가 제출한 의견 사이 중대한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29일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을 카이로로 초청한 상태로, 하마스도 이집트를 통해 입장을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에 거듭 반대하며 계획을 만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한 시간가량 통화를 해 라파 군사 작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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