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비대위, 사직서 제출 후 가운 벗어 던져
대학개강은 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수업거부
[익산=뉴시스]최정규 기자 = 전북 익산의 원광대학교에서 마지막으로 학교와 의료현장을 지키던 교수들마저 학교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정책에 반대해 의대생들은 개강을 했지만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고,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여전히 의료현장으로 미복귀한 상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학 교수들은 제자를 잃었고, 병원 교수진은 극심한 피로도 누적으로 의료현장 이탈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정책에 반대해 의대생들은 개강을 했지만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고,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여전히 의료현장으로 미복귀한 상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학 교수들은 제자를 잃었고, 병원 교수진은 극심한 피로도 누적으로 의료현장 이탈조짐이 보이고 있다.
가운 벗어던지고 사직서 제출한 교수진들
29일 오전 8시30분께 원광대병원 4층 대강당.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 하얀 가운을 벗어던졌다.
특히 비대위는 이자리에서 주1회 휴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홍제 비대위원장은 "2개월간 의대교수들은 주중에 5일 근무뿐 아니라 교대로 주중 야간 당직과 주말당직을 수행하고 있었다"면서 "설문조사 결과 의교수들은 이 기간동안 70% 이상이 주 72시간 이상의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어 "교수진들은 이미 체력적 한계를 넘어선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근무를 이어갈 경우 환자에게는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교수들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 1회 휴진 배경을 설명했다.
개강했지만 학생들은 미복귀
앞서 원광대 의대는 올 1학기 개강일을 지난달 4일부터 1주씩 총 8차례 연기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들이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고 등교하지 않았다.
원광대 의대생들은 전체 473생 중 453명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원광대 비대위 관계자는 "개강을 했지만 현재 출석한 학생들은 과목당 1명에서 3명 수준"이라며 "수업을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은 학업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원광대 의대학장 등은 유급처리 마지노선을 7주로 잡고 있다. 사태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휴학계를 승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원광대 학칙상 학생들의 휴학계 승인권은 총장이 아닌 의대 학장에게 있다.
원광대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진행될 경우 대규모 유급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해줄 수 밖에 없다"며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의견 수렴 없는 의대정원 확대' 중대한 절차적 하자 '법적대응'도 시사
대학 측의 의대정원 신청과정에서 교수진들과 그 어떤 상의도 없었다는 것.
강 위원장은 "의대증원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대학본부는)임상교수들한테 의견수렴과정이 없었다"며 "다른 타 대학은 토론을 하거나 설문조사 등 조사를 거쳤지만 우리 대학은 의대증원 과정에서 어떤 의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의대정원 신청 이후 학칙개정이라는 중요한 일정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야하는 당사자인 의대교수들은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절차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전공의·학생들 없이는 교수 존재의미 없어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가 없다면 주1회 휴진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사직서와 관련해서는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환자 진료 등 의사의 책무를 다한 뒤 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없고, 수련의가 없는데 교수의 존재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면서 "병원도 학교도 교수진들은 사직서가 유효해지는데로 떠날 것이 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비대위는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10여명이 병원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결제되지 않아 사직서를 대학에 재차 제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