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이소소르비드 등 친환경·재활용 소재 사업 확대
수소차, 폐배터리 재활용 등 미래 프리미엄 이온교환수지 개발 박차
美스페셜티 케미컬 기업 버든트 인수…글로벌 퍼스널 케어 시장 진출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중국발 기초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과 고유가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각 기업들이 사업 재편, 구조조정 등을 통한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정리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 가운데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이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소재 기업으로서 다양한 성과를 나타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삼양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 전반에서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소재, 반도체 등 첨단산업용 소재, 친환경 소재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스페셜티와 글로벌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친환경·재활용 소재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삼양사는 2022년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CR PC, Post-Consumer Recycled Polycarbonate) 원료가 90% 이상 함유된 친환경 폴리카보네이트(PC)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소각 시 유독 가스를 배출하는 난연제를 섞지 않은 친환경 난연 폴리카보네이 개발했다.
삼양사가 개발한 친환경 난연 폴리카보네이트는 실리콘PC(Si-PC)를 기반으로 분자결합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인체에 유해한 과불화화합물(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검출 검사에서 무검출을 입증받았다.
삼양사는 폐어망 리사이클 기업 넷스파와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펠릿(pellet)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활용한 플라스틱 컴파운드(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한 제품)도 생산해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과 차체구조용 부품,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로도 개발 중이다.
삼양사에서 개발한 소재들은 물성이 약해지는 친환경·재생 플라스틱의 단점을 삼양사의 기술력으로 극복해 일반 플라스틱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가진다.
최근 다수의 국제 시험·인증기관을 통해 친환경성과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받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2022년 전북 군산에 국내 최초로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100%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소재로 BPA(Bisphenol A)와 같은 기존 석유 유래 소재를 대체해 플라스틱, 도료 등의 생산에 쓰인다.
이소소르비드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투명도, 내구성, 내열성, 내화학성, 접착력 등이 뛰어나 전자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식품 용기, 건축 자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삼양사는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광투과 개선제를 적용해 빛의 투과율와 내열 안정성이 우수하면서도 황색도가 낮은 자동차 주간주행등용 고투과 폴리카보네이트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삼양그룹은 이 밖에도 화학사업부문 계열사에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양산 중인 모든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사용, 폐기 단계까지의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이온교환수지 생산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삼양그룹은 1976년 대한민국 최초로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해 정밀소재 국산화에 성공하고 2011년부터 초순수용(Ultrapure water grade)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균일계(Uniform Particle sized) 이온교환수지 전용공장(삼양화인테크놀로지)을 준공해 발전소, 초순수, 아미노산, 크로마토그래피 등 프리미엄 이온교환수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는 이온 교환 능력을 갖고 있는 합성수지로 주로 수처리 및 특정 물질 분리 정제 용도로 사용되며 그 외에도 의약, 반도체,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삼양사는 국내 유일 이온교환수지 제조사로 초순수 및 특수용도 수지 개발 및 응용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는 200여 종으로 반도체 생산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 식품 및 의약품 정제, 촉매 등으로 쓰인다.
국내 및 해외에서 높은 품질과 기술 서비스 제공으로 호평을 받으며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전 세계 50개국 400개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스페셜티 수지의 원료가 되는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양사를 포함해 5개 정도에 불과하다.
삼양사는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수소차, 2차전지 등 미래 산업을 위한 이온교환수지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수소차 연료필터에 필수적인 이온교환수지의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시 리튬 회수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기술력과 연구개발에 한 발 앞선 삼양사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퍼스널 케어 및 산업용 케미칼 사업 분야 진출에 속도
삼양그룹이 2017년 국내 퍼스널 케어 강소기업인 KCI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페셜티 케미컬 소재 회사인 '버든트 스페셜티 솔루션즈(Verdant Specialty Solutions)'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퍼스널 케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CI는 로레알(L’Oreal)을 비롯한 전 세계 37개국 120여개 생활소비재 기업에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헤어컨디셔닝 분야 세계 3대 공급자로서 글로벌 선두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피부의 세포막을 모방한 생체친화적 소재 MPC(메틸아크릴로일옥시에틸 포스포릴 콜린)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해 화장품, 콘택트 렌즈, 메디컬 디바이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천연 유래 소재 개발에 나서며 친환경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생분해성 컨디셔닝 폴리머,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개발해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옥수수 유래의 성분을 사용한 바이오매스 기반의 DMI(Dimethyl Isosorbide)를 개발했다.
KCI는 올해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ESG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가 진행한 2024년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메달을 받았다.
에코바디스 지속가능성 평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ESG 평가 플랫폼으로 환경, 노동 및 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 등 기업의 총체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해 상위 1% 기업에만 플래티넘 메달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삼양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버든트(Verdant)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퍼스널 케어용 양쪽성 계면활성제(Amphoteric Surfactant)와 오일 및 가스 등 산업용으로 쓰이는 비이온성 계면활성제(Non-ionic Surfactant)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를 주력으로 하는 KCI 사업군과 겹치지 않으면서 상호 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양사간 시너지 창출과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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