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아일릿 상처…하이브 방시혁·어도어 민희진, 정면충돌 여파 계속(종합)

기사등록 2024/04/23 18:27:57

최종수정 2024/04/23 22:23:53

하이브 시가총액, 이틀 새 8500억원 날아가

[서울=뉴시스] 방시혁, 민희진.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방시혁, 민희진.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와 자회사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가 정면 충돌한 가운데, 양 측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K팝 업계는 예상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 삼아 양 측이 빚을 향후 갈등을 예상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고심 중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것이 하이브로부터 완전 독립인지 하이브 경영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인지에 대해선 민 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건 없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보유 중이다. 민 대표는 지난해 어도어 지분 18%(57만3160주)를 매입해 하이브에 이어 두 번째 주주가 됐다. 민 대표는 어도어 출범 당시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 받았고, 이를 행사했다. 나머지 지분 2%(7만840주)는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보유했다.

이 같은 지분 보유 상황에서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했다는 의혹은 다소 과장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 민 대표도 언론에 "18%의 지분으로 어떻게 경영권 탈취가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 하이브가 현재 자신들이 보유 중인 지분을 팔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런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 투자자를 모집할 경우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지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의 측근들로 이뤄졌고, 제3자배정 유증은 이사회를 통과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 대표가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경영권 지분을 자신과 손잡은 사모펀드(PEF)에 매각하기 위한 전략을 짠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이브에서 어도어로 이직한 부대표 A씨가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 국부펀드 두 곳이 인수토록 하는 방안을 작성한 어도어 문건이 확인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등 어도어 측이 '경영권 독립'에 대한 우회 언급도 하이브는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뉴시스에 해당 문건은 회사 노트북에 저장됐던 메모 수준의 글이라며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에 근거해 작성한 내용으로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과 논의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 감사팀은 민 대표 측이 내부 자료를 빼돌려 투자 등을 받기 위해 여러 곳과 접촉했다고 파악 중이다. 다만 민 대표는 언론에 "저는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어떤 투자자도 만나 적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하이브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24.9%를 기록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매출 31.7%, 영업이익 24.7%다. 사진은 27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2024.02.2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하이브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24.9%를 기록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매출 31.7%, 영업이익 24.7%다. 사진은 27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2024.02.27. [email protected]
하지만 박지원 하이브 CEO는 이날 사내 이메일을 통해 어도어 사태와 관련 "회사 탈취 시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과 함께 하이브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위약금을 무는 것이다. 민 대표와 멤버들 그리고 멤버들의 부모들은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가 전날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어도어의 공식 입장'을 내면서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라는 점을 강조한 이유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 표준 약관에 따르면, 통상 아이돌은 데뷔할 때 7년의 전속계약을 맺게 된다. 계약 해지 요구 명분이 약하거나, 기간이 많이 남았을 때 계약을 해지 하면 위약금 액수가 크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어도어가 하이브에게 계약 해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하이브가 어도어와 뉴진스를 홀대했다"는 논리를 위해 증거를 수집해왔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어도어는 실제 하이브가 어도어를 홀대해왔다고 느꼈고 그와 관련 정황의 근거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감사 건도 내달 컴백을 앞둔 뉴진스가 오는 27일 신곡 뮤직비디오 공개할 타이밍에 이뤄진 것이다.

민 대표가 하이브에 영입될 당시 민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우호적인 관계였다. 하지만 신인 걸그룹 제작 과정에서 이견이 생겼고, 이후 민 대표가 어도어에서 독자적으로 걸그룹을 프로듀싱하면서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민 대표와 어도어 측은 자신들이 판단할 때 뉴진스와 비슷한 콘셉트의 아일릿이 론칭했고, 이를 하이브가 자신들의 브랜드 색깔을 지워버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하게 됐다. 민 대표와 어도어 측 입장에선 '카피 문제'가 제일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 대표가 관련 입장을 낸 이후 온라인에선 뉴진스와 아일릿의 사진 등을 비롯한 콘셉트, 안무 등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비슷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K팝의 트렌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레이블이 다르더라도 같은 회사에서 데뷔 연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은 비슷한 색깔의 걸그룹이 연달아 나오는 건 다소 이례적인 상황으로 여겨지기는 한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3.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3.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양 측이 계약 해지 건을 두고 다툼을 벌이게 되면, 하이브와 어도어의 지원과 홀대 관계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은 법적 대리인을 선임하고 법정 다툼를 준비 중이다. 상표권, 저작권 문제 등 다퉈야 할 사안들이 많다.

우선 하이브는 어도어에 주주총회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 등의 해임을 건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어도어 이사회가 민 대표의 라인으로 채워진 만큼, 법적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이번 사태로 전날(약 7500억원)과 이날(약 1040억원)을 합해 약 8500억원이 날아갔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번 건으로 만약 뉴진스의 활동이 중단된다고 해도 하이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10% 안팎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1% 수준으로 올해 당사 추정치 기준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4%"이라고 봤다. 무엇보다 뉴진스 컴백일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브와 어도어가 무리하게 뉴진스 활동을 중단시킬 거라 보지는 않고 있다.

어울러 민 대표의 카피 주장으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아일릿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인 '마그네틱(Magnetic)'이 멜론, 벅스, 지니뮤직 등 22일 자 국내 모든 음원 플랫폼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다. K팝 그룹이 데뷔곡으로 퍼펙트 올킬을 달성한 건 2016년 '블랙핑크'의 '휘파람' 이후 두 번째다.

그럼에도 이번 건으로 뉴진스, 아일릿 멤버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건 K팝 업계의 공통된 우려다. 중소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두 그룹 멤버들의 나이대가 비슷한데 한창 예민할 때다. 양 사의 임원들이 다툴 건 다투더라도 멤버들과 팬덤이 상처 받지 않도록 가장 신경을 써야할 것 "이라고 걱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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