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수출 11.1%↑…"7개월 째 플러스 확실 시"
"고환율에 중간재 수입·중동사태 리스크 관리 필요"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중동사태에 고환율까지 글로벌 변수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달 수출은 7개월 째 플러스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올해 상반기까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중간재를 수입해 판매하는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생산단가 인상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수출입 통계는 월말에 최종 집계된 뒤 뒤집힐 수 있지만, 20일까지 두 자릿수 상승률로 늘어난 만큼 이달도 플러스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은 6.1% 증가한 38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무역수지도 11개월 연속 흑자를 낼 전망이다.
이달 20일 간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43.0%), 승용차(12.8%), 석유제품(14.8%), 정밀기기(6.2%) , 컴퓨터 주변기기(60.9%) 등은 증가한 반면 철강제품(2.5%), 자동차 부품(0.9%), 선박(16.7%) 등은 감소했다. 이달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비중이 16.3%로 3.6%p가 증가했다.
주요 교역국 중 미국(22.8%), 중국(9.0%), 베트남(26.6%), 일본(22.1%) 홍콩(63.6%), 대만(37.8%)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고 유럽연합(14.2%), 싱가포르(18.7%) 등은 감소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등의 호조에 두자릿수 증가율의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달도 7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달성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월말에 무역수지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수출경제는 지난 2년 역대급 무역적자에 수출 하락세 등을 겪다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로 중동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원·달러 환율도 한때 1400원을 넘기면서 국내에서는 내수를 너머 수출 경제 우려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환율은 수출 기업에 유리하지만, 중간재를 수입해 수출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내외 변수까지 겹치면 올해 수출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대외 변수로 인해 당장 수출 실적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고환율은 수출 기업에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은 있지만, 모든 기업에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게다가 환율이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기 보다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중장기적인 고환율이 아닌 이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지만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올라온 것일 뿐, 다른 분야는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60% 수준"이라며 "고유가에 고환율이 이어지면 에너지 등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것이 무역적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살펴볼 부분은 중동사태와 고환율 등으로 인한 생산단가 인상이다. 중간재를 수입해 판매하는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생산단가가 인상되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교수는 "중간재를 사들여서 판매하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단가가 인상됐을 때 판매재 가격도 올리지 않으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환율이 오른다고 순수출이 좋아진다고 보기 보다 이런 어려움은 없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부도 중동사태 및 대외적 변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한다고 밝혔다. 조 무역정책관은 "최근 중동사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