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매수자 가격 '줄다리기' 팽팽…시장 양극화 현상 뚜렷
고금리·금리 인하 시기 불투명…시장 참여자 관망세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 하락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어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려는 집주인들과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는 수요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거래가 사실상 끊겼다"며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는 문의만 종종 있다"고 전했다.
서울 주택시장이 안갯속이다.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늘었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 국면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같은 지역에서도 신고가와 하락 거래가 동시에 나오는 등 혼조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집값이 3개월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12% 하락했다. 하락 폭은 지난 2월(0.14%)에 비해 다소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와 연립주택은 각각 0.18%, 0.07% 내린 반면 단독주택은 0.07% 올랐다.
서울(0.00%)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보합 전환했다. 그중 아파트값은 0.02% 내려 전월(-0.14%)에 비해 하락 폭이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0.14%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용산구(0.09%), 광진·마포구(0.07%), 동작구(0.06%) 등의 순이다. 반면 도봉·노원·구로구(-0.11%), 관악구(-0.09%)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과 단지별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가운데 일부 선호단지 위주로 매매가가 오르며 서울 집값이 보합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지역에서 신고가와 하락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아파트(전용면적 245㎡)'가 115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직전 거래였던 2021년 4월(80억원)보다 35억원 치솟으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지난 1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전용면적 175㎡)'는 90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해 7월 직전 거래가(62억원) 대비 30억원 가량 오르며 신고가를 뛰어넘었다. 지난달 9일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전용면적 136㎡)'는 57억원에 손바뀜됐다. 2021년 5월 43억9000만원 대비 13억1000만원이 올랐다.
하락 거래도 나왔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면적 119㎡)‘는 지난 4일 3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직전 거래가(32억8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하락했다. 또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전용면적 111㎡)는 지난달 23억~2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26억~2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4억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혼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고,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지금의 집값 상승세를 두고 시장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현재 서울 주택시장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금리 인하 시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바닥을 단지는 단계"라며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고금리 장기화, 금리 인하 시기 불투명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혼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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