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출 8.3% 증가…원전 로드맵 수립
에너지 요금 인상·방폐법 통과 본격 추진
중동리스크에 수출 점검·유가 점검 필요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후 반도체와 조선을 필두로 수출이 회복되고 한국전력의 적자가 다소 해소됐지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고준위 방폐법) 통과와 전기요금 인상, 산하기관장 교체 등 과제가 산적하다. 최근 고유가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까지 불거지고 여소야대 정국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안덕근 장관은 지난 1월8일 취임사에서 "만만치 않은 대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실물경제 주무부처인 산업부 장관의 임무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수출, 투자, 지역경제 중심 실물경제 활력 ▲첨단산업 중심 글로벌 상업 강국 기반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 시스템 구축 등 세 가지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로부터 100일이 지났다. 안 장관이 제시한 수출과 투자 분야에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출은 전년보다 8.3%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318억 달러 개선됐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10억 달러를 넘어서며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가운데 그간 중국에 밀렸던 조선 수출도 1분기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수출이 실물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지역별 수출 상황을 점검해왔다.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방산수출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중장기 원전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앞서 두 차례 요소수 대란을 겪었던 만큼 공급망 안정화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봄철 전력계통을 집중 점검해 현재 안정화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 등 중동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국내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고유가 기조가 더욱 심화되면서 국내 석유시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이 더 악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유예했던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가뜩이나 국민 부담을 우려해 당정협 논의에서 인상에 소극적이던 앞선 여당의 행보를 고려하면, 이번 총선 결과로 인해 산업부가 여당과 요금 인상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고준위 방폐법 통과도 절실한 과제다. 앞서 산업부는 21대 국회 통과를 목표로 노력했지만, 여야 입장차로 공회전만 거듭하다 총선을 앞두고 논의가 뒷전으로 미뤄졌다. 사실상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22대 국회에서 법안 마련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현 정부에서 원전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원전 생태계 마지막 단추인 사용후핵연료 처리에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안 장관이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 방폐법 통과를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밖에 두 번의 요소수 대란 끝에 제기된 국내 요소수 생산 필요성을 올해 현실화하는 것도 숙제다. 오는 6월 말 시행되는 공급망 기본법에 따라 수립되는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에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제시한 원전 설비 5조원 수주 목표를 연내 달성할 수 있을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도 계속 미뤄진 만큼 구체적 내용 등도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이달부터 산하기관장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에너지기술평가원과 강원랜드 등 임기가 만료됐지만 장기간 공석상태인 기관도 있다. 총선이 끝난 만큼 이들 기관장 교체가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