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리트머스 시험지'…우군·적군 뚜렷
'친이란' 사우디·시리아·예멘 vs '반이란' 요르단
[서울=뉴시스] 오정우 수습 기자 =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에 확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을 둘러싸고 중동 내 인접 국가의 입장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방송 알 아라비야에 따르면, 이란의 이번 공습에 대해 주요 인접국은 '동상이몽'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을 둘러싼 각국이 상반된 입장을 보인 가운데, 이번 공격은 색깔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방송 알 아라비야에 따르면, 이란의 이번 공습에 대해 주요 인접국은 '동상이몽'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을 둘러싼 각국이 상반된 입장을 보인 가운데, 이번 공격은 색깔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UAE·튀르키예·카타르 '갈등 진화' 주력…요르단은 친(親)이스라엘
이들 외교 당국은 "지역에 새로운 긴장이 확대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 아라비야에 따르면 카타르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모든 당사자가 긴장 고조를 중단하고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요구했다.
'친 이스라엘' 성향의 요르단도 이란 규탄에 나섰다.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비셰르 알카사우네 요르단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이 지역의 긴장 확대는 '위험한 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사우네 총리는 "모든 당사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심할 여지 없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어떠한 확전에도 끌려가지 않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요르단 군대는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왕국의 안보와 안전, 영공과 영토의 신성함을 위태롭게 하는 모든 것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은 이번 공습에서 이란의 드론·무인기를 격추하는 등 우군으로서 이스라엘을 지원했다. 1994년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은 요르단은 아랍·이슬람권에서 손꼽히는 이스라엘 우방국이다.
사우디, 이란에 "공격 말라"…시리아 "이란의 공격은 정당"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맹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공격 관련 이란에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이란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화해 모드'에 돌입한 바 있다.
이란의 공격을 정당화한 국가도 적지 않다. 미국으로부터 이란과 '악의 축'으로 낙인찍힌 시리아는 이란을 뒷배로 하는 국가다.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교장관은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의 대응은 정당한 자위권"이라고 옹호했다.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은 지지에 나섰다.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에 가담해 이스라엘로 로켓 40발을 쐈다.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도 "(이번) 공격은 정당한 대응"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등 강대국이 일찌감치 이란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면서 중동 내 긴장감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르면 15일 이란에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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