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헤드라이너 이후 K팝 그룹 '꿈의 무대'
현지 본격 활동 시동 거는 4세대 K팝 그룹의 '검증 현장'
에이티즈, 화끈한 라이브 실력과 함께 '한국의 멋' 보여줘
르세라핌, 라이브 실력 갑론을박…패기·박력 인정 성숙 기대
페기 구·더 로즈 무대도 주목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세계 최대 대중음악 축제로 통하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 현재 K팝 신(scene)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K팝 4세대 보이·걸그룹을 대표하는 '에이티즈(ATEEZ)'와 '르세라핌(LE SSERAFIM)'이 각각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과 13일 '코첼라'의 서브 무대를 대표하는 '사하라 스테이지' 무대에 오른 이후 각종 이슈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두 팀은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현지에서도 점차 주목 받고 있다.
에이티즈는 작년 말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THE WORLD EP.FIN : WILL)'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르세라핌은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3집 '이지(Easy)'의 동명 타이틀곡 '이지'로 지난달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9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K팝 4세대 보이·걸그룹을 대표하는 '에이티즈(ATEEZ)'와 '르세라핌(LE SSERAFIM)'이 각각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과 13일 '코첼라'의 서브 무대를 대표하는 '사하라 스테이지' 무대에 오른 이후 각종 이슈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두 팀은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현지에서도 점차 주목 받고 있다.
에이티즈는 작년 말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THE WORLD EP.FIN : WILL)'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르세라핌은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3집 '이지(Easy)'의 동명 타이틀곡 '이지'로 지난달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9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에이티즈, 사막의 한복판…모래바람이 저 끝에 다 닿을 때까지
K팝 보이그룹 중 처음으로 코첼라 무대에 오른 에이티즈는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화끈한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을 증명하며 몸값을 더 높였다. 격렬한 안무에도 라이브는 흔들림이 없었고, 특히 팀의 메인보컬 종호의 고음도 여전했다.
에이티즈는 사막 지대인 캘리포니아 인디오 엠파이어 폴로 클럽의 풍경과 어울리는 '세이 마이 네임'과 '할라 할라'를 세트리스트 초반에 배치해 몰입감을 높이며 공연을 시작했다.
특히 화룡점정은 '멋(The Real)(흥(興) Ver.)' 무대였다. "이런 게 바로 멋"이었다. 모래바람에 사신(청룡·백호·주작·현무)이 새겨진 깃발이 펄럭이는 가운데, 화려한 자개 무늬로 구성된 LED 영상이 '한국 고유의 미'를 드러냈다. 홍중이 들고 나온 부채엔 한글로 "헬로 코첼라"가 새겨져 있었다. 안무엔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 '강강술래'를 녹여냈고 국가 무형문화재인 봉산탈춤 보존회 팀을 섭외해 펼쳐 낸 봉산탈춤의 제5과장에 등장하는, 액운 등을 내모는 의미가 담긴 사자탈을 쓰고 사자춤도 선보였다. 그렇게 '한국의 매운맛'(K-HOT CHILLI PEPPER)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가 됐다.
이 같은 퍼포먼스는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해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나섰을 때 보여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존중과 맞물려 회자됐다. 조선시대 무관이 입던 철릭(帖裏)의 모양에서 영감을 얻은 검정 한복, 한옥 양식인 기와지붕을 활용한 무대 세트, 대형 깃털 부채를 댄서들의 부채춤 등이 그것이다. 향후 K팝에 출연하는 팀들은 블랙핑크, 에이티즈의 선례를 따라 우리 전통문화 재해석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빌보드는 '코첼라 첫날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에이티즈의 공연을 꼽았으며, "에이티즈는 코첼라 1일차 마지막 공연으로 K팝을 대표했다. 10곡의 세트리스트에 어우러지는 안무들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에이티즈의 실력과 열정이 바탕이 돼 가능했던 퍼포먼스다. 단순한 이벤트성이 아니라 제목부터 '흥'인, 한국문화의 맥락을 살린 무대였다. LA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이번 에이티즈의 코첼라 무대에 대해 "노래와 랩, 춤 등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 에이티즈가 언젠가는 코첼라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시밭길 위로 / 내 뒤에 말들이 많아 / 더 부어 가솔린 온 파이어(gasoline on fire) / 무시 마 내가 걸어온 커리어"
특히 에이티즈의 실력과 열정이 바탕이 돼 가능했던 퍼포먼스다. 단순한 이벤트성이 아니라 제목부터 '흥'인, 한국문화의 맥락을 살린 무대였다. LA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이번 에이티즈의 코첼라 무대에 대해 "노래와 랩, 춤 등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 에이티즈가 언젠가는 코첼라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르세라핌, 가시밭길 위로…결국 '안티프래자일'
미니 2집 '이지'의 서곡인 '굿 본즈' 음원 일부에 맞춰 무대를 예열한 르세라핌은 강렬한 밴드 편곡에 맞춰 '안티프레자일(ANTIFRAGILE)'로 이번 40분 러닝타임의 코첼라 무대를 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안티프래자일'의 노랫말이 르세라핌이 처한 상황이기도 하다. 르세라핌의 이번 코첼라에 대한 각종 비수 꽂힌 말들이 가시발길 위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다섯 멤버의 라이브 실력과 관련 온라인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실시간 중계를 통해 간접 체험한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팬들은 크게 환호했고 멤버들도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 영국의 권위 있는 음악 매거진 NME도 르세라핌의 이번 코첼라 무대에 대해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주는 동시에 관객들의 떼춤을 이끌어낸 무대 매너에 대해 호평하면서 "르세라핌은 40분 만에 사하라(Sahara) 스테이지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덜 느낄 수밖에 없는 데다, 실력을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실시간 중계에 흡족하지 않은 음악팬들이 상당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안티프래자일'의 노랫말이 르세라핌이 처한 상황이기도 하다. 르세라핌의 이번 코첼라에 대한 각종 비수 꽂힌 말들이 가시발길 위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다섯 멤버의 라이브 실력과 관련 온라인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실시간 중계를 통해 간접 체험한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팬들은 크게 환호했고 멤버들도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 영국의 권위 있는 음악 매거진 NME도 르세라핌의 이번 코첼라 무대에 대해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주는 동시에 관객들의 떼춤을 이끌어낸 무대 매너에 대해 호평하면서 "르세라핌은 40분 만에 사하라(Sahara) 스테이지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덜 느낄 수밖에 없는 데다, 실력을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실시간 중계에 흡족하지 않은 음악팬들이 상당수였다.
르세라핌 멤버들은 이전에도 라이브 실력에 대해 의문이 찍혀 있긴 했다. 블랙핑크에 이어 K팝 걸그룹으로는 두 번째로 단독 무대를 꾸미게 된 만큼 매의 눈으로 이들을 지켜보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 무대 구성은 영리하게 느껴졌다. 라이브 밴드로 노래들을 더 강력하게 편곡해 가창보다는 사운드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일부 음악 팬들은 일본의 여성 메탈 그룹 '베이비 메탈'이 떠오른다고 반응했다. 많은 인원의 댄서를 배치했고, 멤버들은 노래를 하거나 랩을 할 때 기존 국내 음악방송 무대 등과 비교해 퍼포먼스도 줄였다. 더구나 미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나일 로저스가 자신이 기타 피처링한 '언포기븐(UNFORGIVEN)' 무대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대목의 음정 불안 등이 도드라지고, 다소 경직된 모습 등이 지적됐다. 쟁쟁한 다른 뮤지션들의 프로 같은 면모도 비교 대상이었다. 여기에 멤버 사쿠라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최고의 무대"라고 위버스에 남긴 글이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일부 비판에 항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사실 야외 페스티벌 라이브는 고난도다. 스피커도 일반 음악방송과 다르게 배치돼 있고 여러 사운드가 간섭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후, 환경도 국내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이건 다른 한국 팀에게도 마찬가지 조건이었다. 다만 르세라핌의 의욕에 따른 독기 그리고 기합은 높게 평가할 만했다. 2022년 5월2일 데뷔한 르세라핌은 데뷔 2주년이 안 돼 코첼라의 서브 스테이지 중 가장 큰 무대의 중요한 시간대를 장식했다. 이런 조건에 걸맞기 위해 보여준 박력만큼은 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안티프래자일'은 스트레스나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진다는 뜻이다.
사실 무대 구성은 영리하게 느껴졌다. 라이브 밴드로 노래들을 더 강력하게 편곡해 가창보다는 사운드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일부 음악 팬들은 일본의 여성 메탈 그룹 '베이비 메탈'이 떠오른다고 반응했다. 많은 인원의 댄서를 배치했고, 멤버들은 노래를 하거나 랩을 할 때 기존 국내 음악방송 무대 등과 비교해 퍼포먼스도 줄였다. 더구나 미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나일 로저스가 자신이 기타 피처링한 '언포기븐(UNFORGIVEN)' 무대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대목의 음정 불안 등이 도드라지고, 다소 경직된 모습 등이 지적됐다. 쟁쟁한 다른 뮤지션들의 프로 같은 면모도 비교 대상이었다. 여기에 멤버 사쿠라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최고의 무대"라고 위버스에 남긴 글이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일부 비판에 항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사실 야외 페스티벌 라이브는 고난도다. 스피커도 일반 음악방송과 다르게 배치돼 있고 여러 사운드가 간섭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후, 환경도 국내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이건 다른 한국 팀에게도 마찬가지 조건이었다. 다만 르세라핌의 의욕에 따른 독기 그리고 기합은 높게 평가할 만했다. 2022년 5월2일 데뷔한 르세라핌은 데뷔 2주년이 안 돼 코첼라의 서브 스테이지 중 가장 큰 무대의 중요한 시간대를 장식했다. 이런 조건에 걸맞기 위해 보여준 박력만큼은 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안티프래자일'은 스트레스나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진다는 뜻이다.
K팝 美 무대 시험대가 된 코첼라
많은 음악 전문가들이 짚는 것처럼 코첼라의 지금과 같은 위상엔 2018년 흑인 여성 최초 헤드라이너로 나섰던 미국 팝슈퍼스타 비욘세가 한몫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퍼포먼스는 물론 여성, 흑인으로서 정체성을 녹여낸 그의 무대는 비첼라(Beychella)로 불렸다. 넷플릭스 음악 다큐멘터리 '비욘세의 홈커밍'(2019)은 비욘세의 인생과 코첼라 막전막후를 버무린, 최고의 음악 다큐 중 하나다.
또 다른 미국 'Z세대 아이콘' 빌리 아일리시는 2019년 코첼라에 출연했는데 당시엔 헤드라이너가 아니었음에도(작년 이 페스티벌에선 헤드라이너로 섰다) 해당 축제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다. 그런 모습은 글로벌 OTT 애플tv+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2021)에 잘 담겨져 있다. 그런데 이 축제 흥행 이후 아일리시는 성장했고 2022년엔 헤드라이너로 코첼라 무대에 다시 섰다.
지난 2019년 4월 K팝 걸그룹 최초로 '코첼라'에서 공연한 블랙핑크에게도 역시 이 축제가 분기점이 됐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블랙핑크:세상을 밝혀라'(2020)에 이 페스티벌 출연 당시 블랙핑크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수가 공연 직전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1시간가량 무대를 성료했다. 코첼라 창립자인 폴 톨렛이 직접 블랙핑크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 페스티벌 출연 이후 블랙핑크에 대한 입소문이 났고 북미 시장에서 급격한 인지도를 쌓으며 '빌보드200' 1위 등 각종 글로벌 차트 등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 같은 블랙핑크 효과로 인해 코첼라는 K팝 스타들에게 꿈의 무대가 됐다. '에스파'가 현지에 다양한 아시안 아티스트를 소개해온 레이블 '88라이징'이 2022년 코첼라 메인 무대에서 기획한 '헤드 인 더 클라우드스 포에버(Head in the Clouds Forever)'를 통해 해당 페스티벌에 출연했을 때도 힘을 실었던 이유다. 앞서 2020년 '빅뱅'이 해당 페스티벌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었는데, 당시 빅뱅이 이 페스티벌에 나왔으면 팀 활동이 활발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나온다.
한국 뮤지션 중 코첼라 첫 출연은 2011년 듀오 'EE'(이윤정·이현준)다. 삐삐밴드 출신 이윤정을 중심으로 결성된 토털아트 퍼포먼스 듀오인 이 팀은 강한 개성으로 현지에서 주목 받았다. 이후 힙합그룹 '에픽하이', 밴드 '혁오', 전통음악 기반의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 등이 있다.
북미 현지 음악업계 관계자들에겐 코첼라가 현 대세 K팝 스타들의 실전 무대를 사전 검증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협업이나 파트너 제안 전에 이들의 스타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특히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같은 K팝 3세대 대형 그룹들이 전 세계적인 성과를 얻은 뒤 에이티즈·르세라핌 같은 후세대 K팝 그룹에 대한 평가 기준이 높아지고 경계도 심해졌다는 전언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쟁쟁한 뮤지션이 모이는 코첼라에서 실력과 인기 그리고 무대 매너까지 확인케 하면 일종의 '프리패스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까지 하면서 전 세계의 음악 팬들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자국의 뮤지션이 출연하는 경우 그들을 대표선수처럼 여길 수도 있다. 이번 르세라핌의 무대에 대해 국내에서도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 이유이기도 하다.
북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 중인 기획사 관계자는 "블랙핑크 이후 후배 K팝 그룹들 사이에서 전 세계의 스타디움 입성만큼 '꿈의 무대'가 된 게 코첼라다. 유명한 다른 뮤지션들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하니까 더 욕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블랙핑크 효과로 인해 코첼라는 K팝 스타들에게 꿈의 무대가 됐다. '에스파'가 현지에 다양한 아시안 아티스트를 소개해온 레이블 '88라이징'이 2022년 코첼라 메인 무대에서 기획한 '헤드 인 더 클라우드스 포에버(Head in the Clouds Forever)'를 통해 해당 페스티벌에 출연했을 때도 힘을 실었던 이유다. 앞서 2020년 '빅뱅'이 해당 페스티벌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었는데, 당시 빅뱅이 이 페스티벌에 나왔으면 팀 활동이 활발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나온다.
한국 뮤지션 중 코첼라 첫 출연은 2011년 듀오 'EE'(이윤정·이현준)다. 삐삐밴드 출신 이윤정을 중심으로 결성된 토털아트 퍼포먼스 듀오인 이 팀은 강한 개성으로 현지에서 주목 받았다. 이후 힙합그룹 '에픽하이', 밴드 '혁오', 전통음악 기반의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 등이 있다.
북미 현지 음악업계 관계자들에겐 코첼라가 현 대세 K팝 스타들의 실전 무대를 사전 검증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협업이나 파트너 제안 전에 이들의 스타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특히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같은 K팝 3세대 대형 그룹들이 전 세계적인 성과를 얻은 뒤 에이티즈·르세라핌 같은 후세대 K팝 그룹에 대한 평가 기준이 높아지고 경계도 심해졌다는 전언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쟁쟁한 뮤지션이 모이는 코첼라에서 실력과 인기 그리고 무대 매너까지 확인케 하면 일종의 '프리패스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까지 하면서 전 세계의 음악 팬들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자국의 뮤지션이 출연하는 경우 그들을 대표선수처럼 여길 수도 있다. 이번 르세라핌의 무대에 대해 국내에서도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 이유이기도 하다.
북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 중인 기획사 관계자는 "블랙핑크 이후 후배 K팝 그룹들 사이에서 전 세계의 스타디움 입성만큼 '꿈의 무대'가 된 게 코첼라다. 유명한 다른 뮤지션들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하니까 더 욕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여러 음악 장르의 뮤지션을 섭외하는 코첼라인 만큼 K팝뿐 아니라 국내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을 세계에 알리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번 코첼라엔 에이티즈·르세라핌 외에 한국 팀 중에선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글로벌 스타 디제이(DJ) 겸 프로듀서인 페기 구(Peggy Gou·김민지), '비틀스(The Beatles)'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브리티시 팝 기반의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 '더 로즈(The Rose)'도 나왔다.
페기 구와 더로즈는 각각 첫째 날과 셋째 날에 출연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 페기 구는 대형 스크린에 한글 '페기 구'를 띄우는 패기, 다양한 인종에 성별을 무시한 듯한 보깅 댄서들을 전면에 내세운 과감함 등으로 주목 받았다.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더로즈는 한글 가사가 포함된 대표곡 중 하나인 '데피니션 오브 어글리 이즈(Definition of ugly is)' 무대에서 현악 연주자들을 전면에 배치해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특히 이 곡의 막판 김우성의 광기 어린 듯한 기타 속주가 일품이었다.
14일 코첼라 모하비 스테이지에 마련된 '88라이징 퓨처스 스테이지(88rising FUTURES Stage)'엔 힙합가수 타이거JK·윤미래 부부와 싱어송라이터 비비(BIBI·김형서)가 함께 했다. 에스파, 2NE1도 과거 코첼라 무대에 초대했던 88라이징은 매년 이 페스티벌과 협업해 아시아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페기 구와 더로즈는 각각 첫째 날과 셋째 날에 출연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 페기 구는 대형 스크린에 한글 '페기 구'를 띄우는 패기, 다양한 인종에 성별을 무시한 듯한 보깅 댄서들을 전면에 내세운 과감함 등으로 주목 받았다.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더로즈는 한글 가사가 포함된 대표곡 중 하나인 '데피니션 오브 어글리 이즈(Definition of ugly is)' 무대에서 현악 연주자들을 전면에 배치해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특히 이 곡의 막판 김우성의 광기 어린 듯한 기타 속주가 일품이었다.
14일 코첼라 모하비 스테이지에 마련된 '88라이징 퓨처스 스테이지(88rising FUTURES Stage)'엔 힙합가수 타이거JK·윤미래 부부와 싱어송라이터 비비(BIBI·김형서)가 함께 했다. 에스파, 2NE1도 과거 코첼라 무대에 초대했던 88라이징은 매년 이 페스티벌과 협업해 아시아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타이거JK와 윤미래는 이번에 국내 힙합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대세 K팝 그룹 '스트레이키즈'와 함께 해 글로벌 인기를 얻은 '톱라인(TOPLINE)'을 시작으로, 'NBA2K24' 사운드트랙 '부두 부기(VOoDOo BOogie)', 자신들의 메가 히트곡 '몬스터(MONSTER)'의 코첼라 버전을 선보였다. 비비의 히트곡 '밤양갱' 신드롬은 코첼라에서도 증명됐다. 등장과 함께 환호를 몰고온 비비는 '밤양갱'의 감성, 그리고 정반대 분위기의 '슈가 러시(SUGAR RUSH)'를 연달아 선보이며 관객을 홀렸다. 마지막에는 '갓세븐' 멤버 겸 솔로 가수 잭슨과 함께 로맨틱한 무대를 펼쳤다. 특히 윤미래와 비비는 202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코첼라와 인연을 맺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다시 부상 중인 J팝도 이번 코첼라에서 주목 받았다. 인기 혼성듀오 '요아소비(YOASOBI)',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걸그룹 '아타라시이 각코노 리더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아타라시이 각코), 힙합 뮤지션 에이위치(Awich)(88라이징 무대) 등 현 J팝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했다.
에이티즈와 페기 구, 르세라핌, 더로즈는 각각 19일, 20일, 21일 코첼라 무대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