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사과값 전년比 88.2% 올라…작년 생산량 30.3%↓
유통단계 비용 과도…오프라인 도매시장 비중 60.6%
정부, 유통비용 62.6%→56%…직거래 인센티브 검토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 착과량이 절반 가량 줄었지만 소중하게 키운 사과가 농가에서 최초 출하될 때 개당 1500원 가량에 판매된다. 이후 산지 공판장, 도매시장 등 총 5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단계별로 수수료가 붙어 비싼 몸이 된다. 1500원 하던 사과는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에는 4000원으로 뛴다. 산지를 떠나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무려 가격이 167%나 오른 셈이다.
사과 가격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사과 대란' 원인으로 꼽힌 생산량 감소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유통 시장이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쏠려 있어 중간 유통상들이 공급을 조절하면서 가격 상승폭을 키운다는 주장이다. 사과 대란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값은 전년 동기 대비 88.2% 올랐다. 가격 집계를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사과 가격이 폭등한 것은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량이 줄어든 정도보다 사과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428t으로 전년(56만6041t)보다 30.3% 줄었다.
이를 두고 유통구조 개선 없이는 '사과 대란'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사과 오프라인 도매시장 비중은 60.5%에 이른다. 그리고 사과 도매가는 도매시장에서 경매로 결정된다. 통상 농민들은 4~7%의 수수료를 낸다.
또한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데는 총 5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중간마진이 붙어 가격이 오른다.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상당수가 예년보다 착과량이 40~50% 이상 줄었다"며 "사과값이 비싸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농민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인식한 정부도 이미 실태조사에 나섰고, 농축수산물 유통 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온라인 도매시장'과 직거래 확대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 도매시장 거래 비중을 낮춰나가고 직거래 도입을 추진해 유통 단계에서 붙는 비용발생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사과 온라인 도매시장 비중은 현재 0%다. 이를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도매시장 비중은 60.5%에서 30%수준으로 낮추고 유통비용도 현재 62.6%에서 56%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직거래 확대를 위해 산지·소비지 거래 주체를 대상으로 조직화를 시도하고 향후 참여 주체에 대한 납품단가 지원 등 인센티브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