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 국채 ETF '1조 클럽' 등장
"장기채 투자 변동성 커 유의해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미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수익률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3차례에서 2차례로 낮춰 전망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통합정보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지난 5일 기준 순자산총액(AUM) 1조522억원으로 국내에서 28개 밖에 안 되는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6327억원)보다 66.30% 불어난 규모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 3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시중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신규 발행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낮은 금리로 이미 발행된 채권 인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만간 있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특히 장기채는 금리 인하 시기에 단기채보다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 유의가 필요하다. 예상보다 금리 변동이 천천히 이뤄지면 투자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밀리면서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들의 수익률도 저조했다. 앞서 언급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수익률은 같은 기간 -7.94%로 부진했다.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16.60%), 미래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13.12%) 등 10%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단기채에 투자한 상품들의 수익률은 ACE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6.12%),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5.99%) 등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후퇴하고 있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론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 시장 내 확산됐던 금리 인하 낙관론이 소폭 후퇴하고 있으며 이달 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는 금리가 현 수준보다 더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예정된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금리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인하라는 테마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연초 이후 미국 신규 취업자수는 통계적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이를 반영해 연준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7·12월 두차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개인투자자들의 미 장기채·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 투자 증가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측하고 미 장기국채 등 채권을 기조로 하는 ETF, 특히 레버리지 ETF에 투자시 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외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복리 효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크고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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