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본투표 앞두고 경찰 "긴장·부담돼"
정치 공방 과열되며 폭력 사태 발발 가능성
잇딴 정치인 피습 사건…모방범죄 우려 커져
"정치 유튜버·유권자 어떻게 구별하나" 고민도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4·10 총선 본투표를 앞두고 '정치 테러'에 대한 경찰의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후보들이 유권자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다, 정치 공방이 가열된 만큼 폭력 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4일 '안전한 선거 뒷받침을 위한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정당 주요 인사에 대한 위해 시도를 사전에 제지·차단하고, 선거 관계인에 대한 테러 등 선거 폭력 범죄는 그 어느 범죄보다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튜버 등에 의한 투·개표소 난입 시도, 주변 소란 행위 예방 등 투·개표소 인근 치안 유지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5대 선거범죄와 딥페이크 등을 활용한 가짜뉴스도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직 역량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수장의 공언에 경찰 내부에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일선 경찰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부담감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이 긴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후보자들이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해야 하는 후보자들은 다가오는 이들을 경계할 수 없어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 공방의 수위가 높아지며 상대 당 후보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도봉을 후보의 선거 유세 도중 아파트에서 소주병이 날아왔다. 지난 5일 사전투표를 위해 상도1동주민센터를 찾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 역시 "상대편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 제 팔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선거유세는 다중 밀집이 허용됐으나, 이번 선거보단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발언 수위부터 높아져 전체적으로 과열된 양상을 보여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올해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이 한 달 간격으로 연달아 일어나며 모방 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경찰이 느끼는 부담감은 확연히 늘어났다.
서울 시내 일선 서에 근무하는 한 경장은 "(선거를 앞두고) 상황실도 가동하고, 현장 인력 배치를 늘리는 등의 조치가 단행돼 신경 쓸 게 많아졌다"며 "현장 경찰의 부담감이 두, 세배 커졌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유튜브 활용이 늘어나며 그 수가 급증한 정치 유튜버들 역시 경찰이 골머리를 앓는 이유 중 하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장은 "유튜버가 투표하러 온 시민인 양 투표소에 들어서면 분간이 어렵다"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른 제압이 가능하도록 대비는 철저히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소란 행위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는 지난 5일 시작돼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본투표는 오는 10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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