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직시스템 개선 행안부TF 등에 건의
악성 민원 근절과 공무원 이탈 막기 위해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경기 김포시는 악성민원의 근절과 공무원 이탈 현상을 제고하기 위해 실질적 공직 시스템의 제도 개선책을 행정안전부TF(태스크포스), 중앙지방정책협의회,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등에 건의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시는 악성민원으로 되풀이되는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을 막고 근본적인 변화를 마련하기 위해 긴급대책위원회를 통해 수차례 개선책에 대한 방안 수립을 이끌어냈다.
시는 그 결과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부분인 ▲최저시급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인 당직수당의 현실화 요청 ▲승진시 경력을 감조정해 호봉 반영하는 '승진 감호봉 제도' 폐지 요청 ▲저출산 시대와 맞지 않게 육아휴직기간 중 일부만 인정됐던 경력을 휴직기간 전 기간으로 인정 요청 등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정규 업무 시간 외 근무형태인 당직 근무는 자치단체 업무 전반에 걸쳐 민원이 접수되는 창구다. 이로 인한 정신적 피로도가 높은 업무다. 당직근무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은 최저시급의 40% 수준(숙직 기준)에 불과하고 특근매식비 역시 반영돼 있지 않아 당직근무자가 식비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포시는 공무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당직수당의 현실화와 함께 특근매식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할 예정이다.
또 승진시 호봉을 감액하는 제도의 경우 당위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지방공무원보수규정' 제10조(승진 등에 따른 호봉획정)에 따라 승진시 감호봉되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승진임용자는 승진계급에 상응하는 업무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으로 승진 전 계급의 근무경력을 감조정해 호봉에 반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김포시는 승진시 호봉을 그대로 유지하는 호봉체계의 도입으로 승진에 따른 책임감과 동기를 부여하는 방향의 사기진작형 보수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부분도 건의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9급 공무원이 8급 공무원으로 승진할 때 순차 시행되는 것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저출산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육아휴직기간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첫째·둘째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 기간 중 일부는 승급과 경력기간으로 미인정되고 있다.
이는 승급과 경력기간 미인정에 따른 1년 이상의 육아휴직 사용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시는 초저출산 위기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응해 육아휴직 활용 여건 개선을 통한 출산 장려가 필요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자녀 순서와 관계 없이 육아휴직 전 기간을 승급과 경력 기간에 포함하는 방안도 건의 사항으로 포함했다.
시는 이 같은 건의사항을 지난 2일 김포시청공무원노동조합에도 전달하고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우리 동료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김포시는 공직 사회 민원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는 변화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할 것"이라며 "이번 건의가 공직사회 변화의 긍정적 신호탄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악성 민원에 시달린 김포시 소속 9급 공무원 A씨가 지난달 5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시 서구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그는 지난 2월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자신의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등 악성민원에 시달리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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