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투자 유치 '디파인 서울' 성황 개최
아트부산 저력 과감 행보…"내년 LA서 개최 타진"
5월9일 벡스코서 아트부산 개막…20개국 127개 갤러리 참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트부산이 아시아나 유럽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 않나요? 내년엔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트부산 정석호(36)이사가 '아트페어 전성시대' 역발상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왜 우리 아트페어신은 서양의 글로벌 브랜드에 의존해야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아트바젤, 프리즈 아성에 도전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이사는 2011년 아트부산을 설립한 손영희 이사장의 아들로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친분을 쌓은 페레스프로젝트, 에스더 쉬퍼 등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수의 갤러리들을 아트부산에 소개하며 2022년 아트부산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해 아트부산은 10만 명이 관람, 총 746억 원의 매출을 올려 미술시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아트부산은 국내 아트페어를 힙하고 핫하게 끌어올리며 K-아트페어를 견인해 왔다. 화랑협회가 운영하는 키아프와 달리 민간이 운영하는 페어로, 정석호 이사의 합류로 글로벌 아트 브랜드로 보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업의 첫 투자라운드를 유치, 부산을 넘어 서울에서 '디파인 서울'을 성황리에 개최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3월 열린 아트바젤 홍콩의 부진을 보며 5년 전과 달리 자신감이 생긴 그는 "일단 아트바젤이든 프리즈든 의식하지 않고 저희 갈 길을 가겠다"며 아트부산의 저력을 강조했다.
정 이사는 "내년에 도전하는 해외 진출은 작은 형태로 추진하는데 먼저 미국 LA를 타진하고 있다"며 "어려운 길이겠지만 성공하면 아트페어의 판도가 뒤집힐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트부산의 글로벌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한편 '아트부산 2024’는 메인(MAIN), 퓨처(FUTURE) 등 갤러리 부스 섹션을 강화한 가운데, 전 세계 20개국 127개 갤러리가 참여해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미술계가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을 예정이다. 5월9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기존 아트페어의 한계에서 벗어나 전시의 다양성을 전달하는 커넥트(CONNECT) 특별전을 새롭게 구성했다. 올해 행사부터 커넥트 프로그램에 외부 디렉터를 선임하고, 프로그램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선정하여 자체 프로그램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커넥트 섹션의 첫 디렉터로 주연화 홍익대학교 교수가 선임되어, ‘아시아 아트신의 연대’와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총 8개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1세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를 조명한다.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 정강자, 박래현, 샤오루(Xiao Lu) 등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시아 여성작가의 작품들과 신디 셔먼(Cindy Sherman)과 같은 서구 대표 여성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아시아 연대를 주제로 진행되는 'FOCUS ASIA: CHINA'는 주진스(Zhu Jinshi), 얀 레이(Yan Lei), 마 슈칭(Ma Shuqing), 탄 핑(Tan Ping) 등 주목해야 할 아시아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개한다.
MZ아트페어 기획자답게 오프라인 아트페어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신규 앱 서비스 ‘아트라운드(ART ROUND)’도 첫선을 보인다.
갤러리와 컬렉터가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연결될 수 있게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출품작에 대한 정보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상세히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러리로의 작품 구매 문의까지 한 번에 앱 내에서 이어나갈 수 있다.
정석호 이사는 "기존에는 한정된 기간, 정해진 장소에서만 진행되어 한계가 있었으나, 아트라운드는 페어기간이 종료되거나 페어 장소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아트페어의 경험을 온라인으로도 동일하게 연장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부스 구성, 작품 운송 등 물리적인 애로사항으로 오프라인 페어에 참여가 어려웠던 해외, 신진 갤러리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고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작년 아트부산부터 자매페어 디파인서울, 그리고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해온 아트부산은 신규 서비스 아트라운드를 단순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갤러리를 소개하고 육성하는 ‘갤러리 인큐베이팅 채널’까지로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기존 아트페어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미술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디지털 신사업 확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아트부산은 경기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상관없이 저희만의 특기를 개발하고 선보이기 위해 고민하는데, 올해는 '창조적 휴양의 장'으로 펼쳐 컬렉터층을 다양하게 초대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정석호 이사는 "기업가들이 뭉친 조직위와 미술관계자들이 활약하는 운영위 등 아트부산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활기찬 아트부산 2024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자카르타, 홍콩, 소더비인스튜드 등 해외 VIP 그룹 방한이 예정되어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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