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성봉 권창회 김정현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고 지방 고교 출신만 지원 가능한 '지역인재 선발전형' 확대에 나서자, 80%에 가까운 학부모가 이를 겨냥한 '지방유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종로학원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입시 설명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설문은 지난 27~28일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앞서 20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분 결과 발표 이후 이뤄진 조사다.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늘어난 의대 정원의 82%인 1639명을 비수도권 대학에 배분하고 나머지 18%는 경기와 인천 지역에 나눠줬다. 서울은 동결했다.동시에 지방의대가 소재한 권역에 있는 고등학교를 3년 동안 재학해야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 모집비율을 전체 60%까지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턴 중·고교 6년을 지역에서 살아야 한다.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 및 시행령에 따라 지방의대 26개교는 신입생의 40%(강원·제주는 20%) 이상을 반드시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한다. 이미 강원대, 경상국립대, 제주대 등이 비중 확대와 무(無)수능 전형 도입을 시사했다.이에 따라 앞으로 수도권 학생이 지방으로 이동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묻자, 응답자 19.1%는 '매우 그렇다', 56.4%는 '그렇다'고 했다. 75.5%가 긍정 답변한 것이다.'변화 없다'는 응답자의 15.6%였다. 부정 응답인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각각 7.7%, 1.2%였다.
학원 측은 수도권 지역 학생들이 지역인재전형을 의식해 이동을 한다면 가장 선호할 지역도 함께 물었다.수도권 거주 학부모 57.8%는 충청 지역을 택했다. 이어 강원 13.9%, 대구·경북 12.2%, 부산·울산·경남 11.9%, 호남 2.4%, 제주 1.7% 순이었다. 수도권에 가까울수록 선호했고 호남보다는 영남을 선호한 것이다.비수도권에 살고 있는 학부모 설문에서도 충청이 50.5%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울산·경남 19.7%, 대구·경북 18.6%으로 영남 지역 선호가 높았고 강원은 6.4%, 호남은 4.8% 등이었다.의대 정원 확대로 향후 의대 선호도가 더 커질지 전망을 묻자 긍정 응답이 90.5%에 달했다. '매우 그렇다' 46.5% '그렇다' 44.0% 순이었다. '변화 없다'는 4.1%, '그렇지 않다'는 5.2%, '전혀 그렇지 않다'는 0.2%에 불과했다.의사 공급이 확대되면 향후 의대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지에 대해선 판단이 엇갈렸다. 긍정 응답이 37.8%(그렇다+매우 그렇다), 부정이 32.6%(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 변화 없다는 29.7%로 세 응답이 엇비슷하게 나왔다.이공계 특수목적고인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지에 대한 전망도 엇갈렸다. 긍정하는 학부모가 응답자의 36.9%, '변화 없다'가 36.5%였다. 반대로 낮아질 것이라 답한 학부모는 26.6%였다.
이날 종로학원은 의대 정원이 앞으로 유지된다면 학생 수 감소로 향후 매년 의대 합격선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올해 고3 수험생은 41만5183명이다. 학원 측은 여기에 수능 응시자(72.8%)와 자연계열 선택과목 응시자(51.7%)를 감안하면 이공계열 학생 수를 15만6141명으로 추계했다.늘어나는 의대 총 정원(5058명)은 이렇게 추산한 이공계열 고3 학생 전체의 3.2%에 해당한다. 2000명 증원 이전에는 2.0%였는데 1.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같은 방법으로 출생아 수를 반영해 추계하면, 처음 30만명대로 하락하는 2017년생(35만7771명)인 올해 초1은 이공계 전체 3.8%까지 의대 합격선이 하락한다.20만명대 출생아로 하락한 2020년생(27만2337명)이 대학에 갈 땐 4.9%까지 내려가고 2023년생(23만명)에게는 5.8%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게 학원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