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바이오텍 ImmunoACT 자체 개발
5억~7억 대비 4000만~5000만원 수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인도 바이오텍인 ImmunoACT(이뮤노액트)가 자체 개발한 CAR-T(키메라항원수용체-T)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글로벌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등에 따르면, 인도 바이오텍 이뮤노액트가 첨단 항암제인 CAR-T 세포치료제의 자체 버전인 ‘NexCAR19’을 생산하고 치료비를 10의 1로 책정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NexCAR19의 1회 치료비용은 3만∼4만 달러(한화 약 4000만~5000만원)다. 미국에서 승인된 첫 CAR-T 치료제인 ‘킴리아’(Kymriah)의 치료비용은 37만∼53만 달러(약 5억~7억원)에 달한다.
NexCAR19는 지난해 인도에서 승인을 받은 뒤 현재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인도 전역의 병원에서 매월 약 2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AR-T는 암 환자 T 세포에 암세포를 잘 찾아낼 수 있는 수용체(CAR)를 장착시킨 후 다시 환자 몸에 넣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면역항암제를 말한다. 정상 세포 손상은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암 세포를 없앨 수 있고 암세포 사멸을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적의 치료제로 불린다.
네이처에 따르면, NexCAR19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6개의 CAR-T 치료제 중 4개와 마찬가지로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인 'CD19'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로 기존 치료제와 유사하지만, 주요한 면에서 차별화된다.
CAR-T 치료제 대부분은 마우스에서 유래된 항체 조각을 CAR의 일부로 사용한다. 그러나 마우스 기반 항체는 인체 면역체계가 이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 치료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를 제거해 치료 효과가 감소한다.
이에 이뮤노액트는 마우스 유래 항체 끝에 인체 단백질을 추가하며 인간화된(humanized) CAR를 개발했다. 이뮤노액트에 따르면, 인간화된 CAR는 마우스 유래 CAR와 유사한 항암 활성을 보였으며,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더 낮은 수준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CAR-T 치료를 받는 일부 암 환자들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라는 생명을 위협하는 염증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NexCAR19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 다양한 형태의 림프종과 백혈병 환자 33명 중 19명에서 종양이 1개월 후 완전히 사라졌다. 또 다른 4명의 환자는 종양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전체 반응률이 70%에 달했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을 보인 환자는 2명이었다.
이뮤노액트는 고가의 렌티 바이러스(lentivirus)를 사용하는 대신 CAR 유전자를 T세포에 도입하기 위한 유전자 전달 수단을 직접 개발하고, 고가의 자동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비용을 추가로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자체 뉴스를 통해 “NexCAR19는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에서 혁신적인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NexCAR19 개발에 참여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면역학자인 알카 드위베디(Alka Dwivedi)도 “꿈이 이뤄졌다”며 “환자들이 치료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exCAR19의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으며, 여러 혈액암에 걸린 소수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특정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뮤노액트는 NexCAR19를 멕시코에 수출하고, 다발성 골수종으로 알려진 다른 형태의 혈액암 치료제를 포함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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