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회향'전 4월4일 개막
[서울=뉴시스] 이수지 오정우 수습 기자 = 훼손된 비지정 불교 문화유산들이 보존처리를 마치고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불교중앙박물관 기획전 '수보회향(修補廻向), 다시 태어난 성보'가 오는 4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박물관 제1·2전시실에서 열린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스님은 27일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문화재청과 함께 진행한 '문화유산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 사업이 10년이 되어 이 사업의 성과를 조명하고 회향하는 차원에서 이 기획전을 갖게 됐다"며 "이 전시를 통해 많은 국민에게 불교 성보인 국가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불교중앙박물관은 지난 2014년부터 문화재청과 성보박물관 실태조사를 통해 보존 상태 관리가 시급한 비지정 문화유산의 보존처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멸실 위기에서 이 사업을 통해 다시 태어난 불교문화유산 35건 47점을 선보인다. 이들 유물은 국가·시도 지정 문화유산이 아닌 비지정 문화유산이다.
서봉스님은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와 보물은 문화재청이나 시군구에서 지원해서 보존처리가 이뤄지는데 비지정 문화재는 사찰에서 온전히 보존처리 책임을 맡아야 되는 애로사항이 그동안 많았다"며 "국가유산에 지정되지 못한 많은 17세기, 18세기, 19세기에 이르는 불교 성보가 상당한데 국가유산으로 지정이 되지 않아 훼손되거나 보존상태가 아주 좋지 못해도 손댈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많은 17세기, 18세기, 19세기에 이르는 성보 중 훼손된 성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중요해서 이 전시회에 보존처리된 성보들을 전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 대표작인 용주사 감로도, 송광사 불조전 오십삼불도, 송광사 응진당 석가모니후불도, 용문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은 이번 사업을 통해 그 가치가 재발견된 불교문화유산이다.
용주사 감로도는 1790년 조성된 불화로 용주사 대웅보전에 봉안됐으나 1984년 도난당했다가 지난 2018년 되찾았다. 이 불화는 경기지역에 위상이 높았던 화승 상겸스님의 주도로 화승 9명이 참여해 제작됐다. 상겸 스님이 조성한 불화 중 현전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그 화풍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1725년 조성된 송광사 불조전 오십삼불도는 삼신불과 오방불로 구성된 칠불과 오십삼불을 표현한 7폭짜리 불화다. 현존하는 대부분 오십삼불도는 과거칠불과 결합한 구성이나 이 오십삼불도는 삼신불이 결합된 독특한 사례다.
송광사 응진당 석가모니후불도의 조성에는 1724년 수화승 의겸스님 등 화승 10명이 동참했다. 이 불화 구성이 간단하지만 부처님의 상호, 신체 비례, 착의, 문양 등 의겸 스님의 화품을 잘 나타내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문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은 본래 용문사 강원에 봉안됐던 보살상이다. 조성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조성 시기 등 연원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 불상 크기가 크지 않고 15세기 불상들과 연관성이 있어 아미타삼존불상의 협시보살로 추정되고 있다. 방사선 동위원소 분석 등 과학적 조사에서도 15세기 조성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봉스님은 "보존처리 대상을 선정할 때 많은 교수가 향후에 국가 지정 문화재가 될 수 있고 상당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성보들 위주로 선정했다"며 "이미 박물관에 전시되는 성보들은 향후에 국가지정 보물이나 국보가 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성보들"이라고 강조했다.
용연사 불설대보부모은중경, 천은사 팔상전 영산회상도, 파계사 치성광불도, 방장유산시첩, 대방광불화엄경 권제79-81, 도갑사 명부전 목조도명존자입상·목조무독귀왕입상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가치의 재발견', '진면목(眞面目)으로의 회복', '진단하고 예방하다'라는 3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문화유산 보존처리부터 회향까지 과정을 담은 설명글과 영상도 볼 수 있다.
개막식은 오는 4월3일 오후 2시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식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최성은 덕성여자대 명예교수, 정광용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박지선 전 용인대 교수, 손영문 문화재청 전문위원에게 공로패를,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에는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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