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새터민 부부가 전통혼례에서 뒤늦게 화촉을 밝혔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첫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통혼례식을 진행했다.
이날 전통혼례 주인공은 박효심, 이일덕 씨 부부였다. 지난 2019년 가족이 된 부부는 모두 새터민 출신이다.
신부 박효심씨는 지난 2011년 탈북 후 2018년 임신 6개월 때 첫 아이의 생부와 이별해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현재 세 자녀와 가족을 이뤘다. 결혼식은 형편상 올리지 못하고 혼인신고만 한 상태였다.
이날 오후 비가 와 혼례는 실내 소화당에서 진행됐다. 사물놀이패는 축하공연이 혼례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목각 기러기를 든 기러기 아범을 따라 신랑이 입장하면서 전통혼례 첫 순서인 친영례가 시작됐다.
신부집에 온 신랑을 맞는 친영례, 기러기를 올리는 전안례, 신랑과 신부가 절을 주고받는 교배례, 신랑과 신부가 술잔을 주고받으며 혼인 서약을 하는 합근례, 마지막으로 혼례가 성립됐음을 알리는 성혼례가 이어졌다.
혼례 진행자인 집례는 성혼례 후 하객들을 항해 반절한 신랑과 신부를 항해 "한국의집 소화당에서 하객들의 우렁찬 박수의 갈채를 받으며 신랑과 신부가 이제 새로운 인생 여정을 출발하게 됐다"며 "오늘 신랑 신부는 하늘이 맺어주신 소중한 인연을 사랑으로 완성해서 참으로 아름답고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번 무료 전통혼례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결혼과 돌잔치 기회 제공을 통해 전통문화 향유 가치 확산⸱사회적 격차 해소 등 국가유산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신규 기획된 사업 중 하나다.
전통혼례와 돌잔치 지원 사업은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집에서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4월 5일부터 11월4일까지 매주 진행된다.
한국의집은 전통혼례와 전통 돌잔치 대표 장소로 그 간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전통혼례와 돌잔치를 지원한다.
전통혼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국가 유공자, 새터민, 장애인을 대상으로 60팀을 지원한다. 돌잔치는 한부모가족, 청소년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30팀을 지원한다. 행사 진행, 피로연, 사진, 영상 촬영까지 모든 절차가 무료다.
이번 1차 모집을 통해 전통혼례 33팀, 돌잔치 13팀이 선정됐다.
무료 전통혼례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들 부부는 혼례를 마친 후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식은 사치로 느껴졌다”며 “이번 전통혼례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당당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효심 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식을 못 올려서 상심했었다"며 "지금 혼례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가정, 아빠와 엄마랑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그런 거를 보여주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2차 모집은 오는 4월12일까지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한국문화재재단 웹사이트에서 가능하며,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심사로 최종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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