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대표이사 물러났다…왜?

기사등록 2024/03/22 11:26:24

최종수정 2024/03/22 14:40:21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산읍 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15.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산읍 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는 재선임됐지만 대표이사직은 그만 두고 앞으로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한다. 이사회의 독립경영 강화가 명분이지만, 일각에선 영풍과의 경영권 갈등으로 부담을 느낀 최 회장이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은 지난 20일 임기 만료로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대신 정태웅 제련사업 부문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박기덕 TD(트로이카 드라이브)사업 부문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룬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 2019년 3월 이사회를 통해 숙부 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지 6년 만이다. 그동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최 회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 역할만 하게 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기보다는 업무를 분리하는 것이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좋은 것"이라며 "최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도 이 같은 방향에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최근 영풍과 경영권 분쟁에서 큰 법적 부담을 느낀 최 회장이 책임을 줄이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풍은 최근 최 회장이 주도한 고려아연과 현대차 해외법인 HMG글로벌 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무효로 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영풍은 이에 앞서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고가 매수 등 시세 조종 매매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영풍과의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고 최 회장까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최 회장 주도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 비철금속 제련 중심의 사업 영역을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으로 넓히자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갈등 속에서 양측의 폭로가 이어지는 등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신사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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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대표이사 물러났다…왜?

기사등록 2024/03/22 11:26:24 최초수정 2024/03/22 14: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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