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 4차 소환 조사
"정부 아닌 대검 특수부 상대하는 느낌"
"마녀사냥식 개혁 역사상 성공 사례 無"
"수사관 기피 신청 각하…조사 임할 것"
[서울=뉴시스]홍연우 이소헌 수습 기자 = 경찰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조장해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을 상대로 네 번째 소환 조사를 벌였다. 박 위원장이 낸 수사관 기피 신청은 각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0일 오전 박 조직위원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12일과 14일, 18일에 이은 4차 소환 조사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모습을 드러낸 박 조직위원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으로 초유의 의대 대란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며 "정상적인 정부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검찰청 특수부를 상대하는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정부의 여러 일방적인 행보를 국민들도 느낄 거다. 정부가 불가역적인 정책을 군사정권처럼 밀어붙이지만 이제 불가역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건 한국의 필수 의료"라며 "마녀사냥식 개혁은 역사적으로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20대 80의 비율로 나눠 지방에 더 많이 배치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렇게 폭력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는 누가 봐도 명확하다. 바로 총선 때문이다. 지방의 의대 정원을 집중 배치하면 지방에 있는 국민이 자기를 지지해 줄 거라고 믿는 얄팍한 속셈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박 조직위원장은 지난 14일 2차 소환 조사 출석 당시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껌을 뱉으라는 등의 부당한 압박을 당했다며 지난 15일 수사관 기피를 신청했으나 각하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공정한 수사를 위해 보조수사관을 교체하겠단 말을 들었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비대위원)도 지난 12일 경찰 출석 1시간여 만에 이른바 '수사 지침' 등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퇴장한 뒤 수사관 기피 신청을 한 바 있다.
박 조직위원장은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오늘부터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비대위 차원의 공식 논의는 아니다. 개인 의견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 비대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전공의들의 이탈을 주문하거나 지시 또는 지지해 전공의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피의자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