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총 통해 밸류업 참여 기업 선별
삼성물산은 주주환원 요구 부결에 '급락'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주주총회가 집중돼 '주총 슈퍼위크'라고 불리는 기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말부터 밸류업 관련 종목 주가가 올랐지만 이번 주총에서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보일 경우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물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을 시작으로 주주총회가 본격화했다. 20일 삼성전자, 21일 현대차, 포스코(POSCO)홀딩스 등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려 지배구조·주주환원 개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총 시즌은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가늠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밸류업 관련 종목들이 1월 말부터 올랐지만 주총 시즌에 주주환원에 대한 지속성을 보여준다면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총 시즌을 소화해나가며 최근까지 주주환원 확대 등 밸류업 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 또한 주총에서 밸류업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향후 정부 정책과 발맞춰 밸류업 정책에 동참할 기업을 이번 주총에서 선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주총을 개최한 삼성물산의 경우 주주환원 요구 안건이 부결되며 하루 만에 주가가 9.78% 빠졌다. 이날도 2% 가까이 약세다. 반면 CJ는 자회사 실적 개선과 기업공개(IPO) 철회 가능성에 상장으로 인한 더블카운팅(기업가치 중복)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 15일 13.99% 급등했고 이날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들 주가의 방향성을 가른 부분은 결국 밸류업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주주환원에 대한 실망감과 더블카운팅 해소로 인한 밸류업 기대가 차별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주총 슈퍼위크를 앞두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이 개정된 것에 주목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에 발맞춰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기관이 투자대상회사에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담고 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슈퍼위크를 앞두고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이 발표됐기 때문에 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기대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며 "기관, 특히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주총을 앞둔 기업 중 국민연금 지분율 10% 이상에 연기금 수급이 양호한 종목으로 두산, 대상, DL, 한전KPS, 현대해상, DL이앤씨, 대웅제약, 키움증권, DB손해보험,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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