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10대 어린 나이로 일본 군수회사에 강제동원됐으나 광복 이후 배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관련 소송을 이어온 주금용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6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주 할머니가 지난 17일 병환으로 별세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남 나주 태생인 주 할머니는 나주대정국민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5년 2월 일본 도야마 내 군수회사 후지코시(不二越)에 친구들과 함께 강제동원됐다.
후지코시는 '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전역에서 1000여 명 넘게 강제동원한 근로정신대 최대 사업장이다. 강제노역 피해자들은 군수품에 쓰이는 베어링 등 금속 제품 절삭 공정에 투입됐다.
주 할머니는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강제노역 현장에 투입됐다가 광복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주 할머니는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 판결을 내린 소식을 접한 뒤 이듬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이 추진한 후지코시 상대 공익소송에 참여했다.
주 할머니는 광주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정부의 비협조로 소장 송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재판이 5년째 공전 중이다.
주 할머니는 호흡기 질환으로 최근 입원했다가 병원 치료 중 숨졌다. 슬하에 4남 2녀를 뒀다. 빈소는 나주장례식장 2층. 발인은 3월 19일 오전 10시다.
한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진행 중인 소송에 참여한 강제노역 피해자 중 생존자는 주 할머니가 숨지면서 2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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