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 제도혁신 TF 내주 발족…"상반기 개선안 발표"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다음주 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의료분쟁 조정·감정 제도혁신을 추진하고 올 상반기 중 구체화된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전병왕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료분쟁 조정·감정 제도혁신 TF를 구성해 다음주 발족할 계획"이라며 "속도감 있는 논의를 거쳐 올 상반기 내에 제도 혁신방안을 발표하겠다"말했다.

중대본은 이날 '의료분쟁 조정·감정제도 혁신 태스크포스(TF) 추진계획'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현재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재판에서 환자의 전부승소율은 1.4% 수준이며 소송기간은 평균 26개월로 2년이 넘는다. 이는 일반 민사소송 기간이 약 5개월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5배 이상 긴 시간이 드는 셈이다.

정부는 고위험·고난도 수술에서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 및 가족의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법안은 업무상 과실로 상해가 발생한 경우 공소제기 특례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의료기관과 의료인은 환자에게 신속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고 환자가 조정 신청 시 의료사고분쟁 조정 절차에 참여하도록 했다.

정부는 추가로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개혁도 추진한다. 의료분쟁 조정·중재는 2012년부터 운영 중이며,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개선 요구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사망사고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등 중증 사유를 제외하고는 의료진 동의가 있어야 조정절차가 개시되는 탓에 조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상 조정절차에 참여해야 특례가 적용되는 만큼 이 같은 조정 개시가 어려운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1통제관은 "조정·감정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도록 의료인, 법조인, 소비자 등으로 구성된 조정부와 감정부의 위원 구성을 재검토하고, 조정·감정서 작성을 위한 절차를 표준화하는 등 당사자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청절차를 간소화하고 의료분쟁 통계 및 다빈도 분쟁 사례, 관련 판례를 공개하는 등 환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전날 논의한 소아진료체계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중대본은 전날 회의에서 올해부터 5년간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소아 필수의료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의결돼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중증소아 진료를 위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를 최대 52만원에서 78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저연령일수록 투입되는 업무부담을 고려해 1세 미만 입원료 가산을 30%에서 50%로 확대했다. 24시간 전문의 중심 입원진료 유지를 위해입원전담전문의가 소아를 진료할 경우 50% 가산을 신설하고, 24시간 근무 시 30%를 추가 가산을 적용한다.

중증 소아를 진료하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에는 손실분에 대해 건강보험으로 보상한다. 정부는 13개 어린이병원에 연말 사후보상을 할 예정이다. 24시간 의료기기에 생명을 의존하는 중증소아의 가정 내 치료를 강화를 위해 재택의료 사업을 확대하고 보호자 없는 단기입원 서비스도 강화한다. 혜택을 받는 인원은 연간 500여 명으로, 약 15억원의 재정이 지원된다.

어린이가 야간·휴일에 갑자기 아프더라도 병·의원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했으며 소아 병·의원의 심야 진찰료는 기존 100%에서 200%로 소아 가산을 2배 인상했다. 심야시간 약국 조제료도 기존 100%에서 200%로 2배 올랐다.

전 1통제관은 "추가적인 소아진료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대로 추가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