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연체율 상승과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 증대에 유의해야 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올해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서 부동산 불안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국 주택 거래량 감소에 주택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 전환했고, 경제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 물량 등이 향후 주택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신생아 특례대출, 신규주택 공급 물량 감소 등의 상방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경기 부진은 부동산 PF 대출과 이에 기반한 유동화증권의 부실화를 통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그동안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관련 대출 부실화 및 충당금 적립 확대가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 및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어 관련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고, 높아진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 증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한은 측은 "올해 금융 여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별 부문의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면서도 "부동산 PF 부실화,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등 부동산시장과 관련한 금융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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