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초기 단계서 윗선 호주 대사 부임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여전히 초기 단계로, 조사 계획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고발장들을 접수했다. 현재는 강제수사(지난 1월) 이후 압수물을 분석하며 본격적으로 사건을 들여다보는 초기 단계다.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던 고(故) 채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채 상병은 약 14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수색 작업에 투입된 채 상병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 수사를 이끌었다. 박 대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현재 정책 연수) 등 8명에게 이 같은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이 결재(지난해 7월30일)했는데, 다음 날 예정된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8월2일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국방부는 박 대령의 사건 이첩을 항명으로 판단했다. 이 혐의로 보직해임하고 재판에 넘겼다. 수사 기록은 경찰에게서 회수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같은 달 21일 임 전 사단장 등 4명은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 대령의 수사 기록에서 외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황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VIP가 지난해 7월31일 격노했다' 등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이 전 장관은 수사 외압의 '윗선'이라는 의혹을 받는 동시에 대통령실의 관련성을 밝힐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8월23일 군 관련자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고발인 조사를 거친 공수처는 지난해 9월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를 조사했다. 기록 검토 후 지난 1월 해병대 사령관 집무실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공수처는 하급자부터 조사해 상급자의 혐의를 다지는 방식의 수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후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수사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지난 4일)→출국금지 사실 보도(지난 6일)→공수처 4시간 소환조사(지난 7일)→법무부 출국금지 해제(지난 8일)→이 전 장관 출국(지난 10일)이 모두 일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이 전 장관 임명을 언론 보도를 보고 인지했다고 한 공수처 내부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공수처의 현재 수사는 압수물 분석 단계라고 전해졌다. 다른 사건도 포렌식이 진행 중이라 '병목 현상'도 발생했다고 한다. 포렌식 참관을 위한 일정 조율도 협조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기록 검토와 실무자 조사를 마친 후에야 본격적인 윗선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범인 은닉, 범인 해외 도피 사건"이라고 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는 고발과 탄핵을 예고했다. 시민단체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고발장들을 접수했다. 현재는 강제수사(지난 1월) 이후 압수물을 분석하며 본격적으로 사건을 들여다보는 초기 단계다.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던 고(故) 채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채 상병은 약 14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수색 작업에 투입된 채 상병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 수사를 이끌었다. 박 대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현재 정책 연수) 등 8명에게 이 같은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이 결재(지난해 7월30일)했는데, 다음 날 예정된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8월2일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국방부는 박 대령의 사건 이첩을 항명으로 판단했다. 이 혐의로 보직해임하고 재판에 넘겼다. 수사 기록은 경찰에게서 회수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같은 달 21일 임 전 사단장 등 4명은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 대령의 수사 기록에서 외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황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VIP가 지난해 7월31일 격노했다' 등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이 전 장관은 수사 외압의 '윗선'이라는 의혹을 받는 동시에 대통령실의 관련성을 밝힐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8월23일 군 관련자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고발인 조사를 거친 공수처는 지난해 9월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를 조사했다. 기록 검토 후 지난 1월 해병대 사령관 집무실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공수처는 하급자부터 조사해 상급자의 혐의를 다지는 방식의 수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후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수사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지난 4일)→출국금지 사실 보도(지난 6일)→공수처 4시간 소환조사(지난 7일)→법무부 출국금지 해제(지난 8일)→이 전 장관 출국(지난 10일)이 모두 일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이 전 장관 임명을 언론 보도를 보고 인지했다고 한 공수처 내부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공수처의 현재 수사는 압수물 분석 단계라고 전해졌다. 다른 사건도 포렌식이 진행 중이라 '병목 현상'도 발생했다고 한다. 포렌식 참관을 위한 일정 조율도 협조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기록 검토와 실무자 조사를 마친 후에야 본격적인 윗선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범인 은닉, 범인 해외 도피 사건"이라고 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는 고발과 탄핵을 예고했다. 시민단체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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