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지아(45·김지아)가 이혼 소재 드라마에 출연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2011년 가수 서태지(51)에게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 뒤늦게 결혼·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세상이 떠들썩했다. 10여 년이 흘렀지만, 최근 막을 내린 JTBC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 역을 맡아 자연스레 개인사가 언급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코미디에 도전하는 등 연기 변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사가 더욱 부각 돼 아쉬움을 남겼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큰 오점이 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한 번쯤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소재 부담되지 않았냐고? 방금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혼이 흠이 되는 세상이 아니고, (결혼 후) 행복하지 않으면 길을 돌아갈 수 있다. 혹시 이 자리에 이혼한 기자님 있으세요? 행복하고 싶어서 결혼했는데, 부득이한 사정이나 불행한 일이 있어서 이혼할 수 있다. 사회적 시선 자체가 오점, 결점이 있는 여성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 사회도 점점 깨어가고, 세상도 변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 최고 이혼 해결사 '김사라'(이지아)가 의뢰인의 문제적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이야기다. JTBC가 지난해 10월 '이 연애는 불가항력' 종방 후 3개월 만에 편성한 수목극이지만, 시청률 3~5%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 머물렀다. 이지아가 인터뷰에 나선 건 영화 '무수단'(감독 구모·2016) 이후 8년 만이다. 드라마로는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혼 해결사라서 끌렸다"며 "법과 편법을 넘나들면서 이에는 이, 악덕에는 악덕으로 부딪치는 게 재미있고 속 시원했다"고 털어놨다. "'펜트하우스'에서 고도의 심리전을 이용해 복수했다면, 이번엔 물 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복수라서 결이 달랐다"며 "이지아는 이럴 거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것도 잘 어울리네'라고 해 기분이 좋았다"고 귀띔했다.
사라는 '펜트하우스' 시즌1~3(2020~2023) 등 전작에 비해선 캐릭터가 밝았지만, 남편의 외도와 엄마의 죽음 등 상처가 컸다. 특히 이혼소송에서 패소 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 아들과도 이별해 안타까움을 줬다. 캐릭터 간극 조절이 쉽지 않았을 텐데, "마냥 코믹물이었으면 시원하게 해결해 좀 더 수월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기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사라는 인생 자체가 아픈 부분이 있었다. 가볍지 않게 풀어야 했다"며 "당장 아들을 못 보는데 (표현이) 조심스러웠고, 복잡한 사정과 감정을 연기하는 게 좀 어렵긴 했다. 모성애와 한 여자로서 분노, 해결사 모습까지 한 번에 보여줘야 해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감정 연기 관련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사실 이전과 달리 부자연스러워진 얼굴 탓에 연기가 더욱 어색해 보이는 영향도 있었다. "한 회 안에서 액션 하다가 갑자기 감정 연기를 하곤 했다. 이전의 정적인 드라마보다 감정 폭이 컸다"며 "적당히 (조절) 하는 데 난이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스 캐스팅, 연기 논란 기사도 봤는데 다양한 시선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과 상의해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연기했다. 그 때부터 '표정이 없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하다. 의도하고 연기한 게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고, 열심히 연구해서 보여줘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표정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감정 연기 관련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사실 이전과 달리 부자연스러워진 얼굴 탓에 연기가 더욱 어색해 보이는 영향도 있었다. "한 회 안에서 액션 하다가 갑자기 감정 연기를 하곤 했다. 이전의 정적인 드라마보다 감정 폭이 컸다"며 "적당히 (조절) 하는 데 난이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스 캐스팅, 연기 논란 기사도 봤는데 다양한 시선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과 상의해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연기했다. 그 때부터 '표정이 없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하다. 의도하고 연기한 게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고, 열심히 연구해서 보여줘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표정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마지막 12회에서 사라는 변호사 '동기준'(강기영)이 프러포즈하자, 5년 유통기한이 있는 결혼을 제안했다. 계속 살고 싶으면 5년마다 갱신하자고 덧붙였다. "신선했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앞으로 이런 결정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을 것 같다"며 "끝나는 지점이 있으면 더 노력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결혼에 관한 가치관 등이 바뀐 부분은 없을까. "이혼 얘기만 나와서 결혼에 관한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극중 최악의 이혼 사례로는 사라를 꼽으면서도 "다 안타까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는 "공감은 잘 못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편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며 "같이 하루 종을 술을 마셔주기 보다, 해결책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혼해도 괜찮아요. 죽지 않아요'라는 대사가 있다. 작가님이 지인이 이혼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이 작품을 썼다고 하더라. 서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힘들게 이혼하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 그런 분들에게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니까 괜찮다'고 위로해준 것 같다. 고통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알려주기 위해 쓴 대사 같아서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이혼은) 모두에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지아는 데뷔작인 '태왕사신기'(2007) 이후 신비로운 이미지가 각인됐다. 최근 개그맨 신동엽(53)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짠한형'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아직도 신비로움이 있느냐. 짠한형 나와서 깨지지 않았냐"며 웃었다. "'신비롭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데, 그렇게 봐줘서 정말 감사하다. 근데 신비로운 것만 계속 있으니까. 다른 것도 있어야 하는데···. 신비롭다만 아니라 다양성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내주는 해결사 같은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보다 코믹한 것도 해보고 싶다. 내가 웃긴 거 욕심 내는지 모르더라. 이번에는 너무 코믹 연기로 가면 안 돼 누르는 게 어려웠다. 서사가 복잡하거나 감정 기복이 큰 역 등 계속 어려운 작품이 들어왔다. 나도 평범하고 소소한 사람이다.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도 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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