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을, 19~21대 총선 민주 이원욱만 내리 3선 당선된 지역
개혁신당, 선수교체 '이원욱→이준석'…민주당·개혁신당 간 표심 나뉘나?
국민의힘, 강성지지층 결집+젊은층 표심 공략
[화성=뉴시스] 문영호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화성을 지역구의 관전 포인트는 역대 초강세를 보이던 더불어민주당 표심이 유지될 것인 지,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의 표 나눠 먹기로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게 되는 지다.
동탄신도시가 별도의 선거구가 된 이래로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이원욱 의원이 개혁신당으로 옷을 갈아 입은데다 이준석 당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출마했다. 초강세를 보이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개혁신당으로 쏠릴 지가 관심이다.
4월 총선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국민의힘에서는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이 각각 당 인재영입을 거쳐 전략공천됐다. 이에 앞서 이준석 대표가 화성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찌감치 3자구도를 형성했다.
화성을은 동탄신도시 조성으로 별도의 선거구가 생긴 제19대 총선 이래 이원욱 국회의원이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19대 총선 화성을에서는 새누리당 리출선 후보, 민주통합당 이원욱 후보, 무소속 유효근 후보, 무소속 우호태 후보의 4자 구도로 치러졌다. 이 선거에서 이원욱 후보는 5만 7004표(55.62%)를 득표하며 새누리당 리출선 후보(30.16%)를 따돌렸다. 20대 총선은 새누리당 오병주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후보, 국민의당 김형남 후보 3자구도로 치러졌고, 이원욱 후보가 4만 3798표(52.54%)를 얻어 2위 오병주 후보(26.13%)에 큰 격차로 이겨 국회에 입성했다.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후보, 미래통합당 임명배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이경우 후보의 3자 구도로 치러졌고, 이원욱 후보는 9만 8612표(64.53%)의 지지를 받으며 압승했다.
제22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분구로 이원욱 의원은 동탄1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화성정(반월,동탄1·2·3·5동) 출마를 선언했다. 이원욱 의원의 빈 자리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4일 화성 동탄 호수공원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동탄의 스피커가 되겠다. 동탄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서 누군가는 동탄을 외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옆 지역구이자 용인 이동·남사반도체국가산단으로 대표되는 용인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화성정 이원욱 의원과의 '반도체벨트' 공동전선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원욱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화성을 출마와 관련해 '세대기반 정당' 구축이라고 말한다. 동탄신도시 평균 나이가 34세임을 강조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 2월말 기준 화성을(동탄4·6·7·8·9동)의 18~29세의 인구는 2만 6700여 명, 20~39세가 4만 2000여 명이다. 각각 화성을 18세 이상 유권자의 16.3%, 26%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영입인재 9호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 공천잡음 속에서도 화성을 지역구 19~21대 총선에서 보인 지지세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개혁신당의 장밋빛 전망이 과연 선거에서 그대로 반영될 지는 물음표를 던져놓아야 하는 이유다.
화성을은 이원욱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이지만, 대다수가 이원욱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표심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기반인 40~50대 유권자 비율도 높다. 40~49세 유권자가 4만7000여 명으로 화성을 유권자의 28.6%, 50~59세가 2만 7000여 명으로 16.6%에 달한다.
공영운 예비후보는 지난 6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는 반도체 벨트를 얘기하는데 반도체만 갖고는 안된다. 자동차도 혼자서는 안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를 한 데 묶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반도체벨트 전략을 비판하면서도 삼성반도체와 동탄일반산업단지 소부장기업, 기아차 화성공장,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파고 들었다.
국민의힘은 화성을 전략공천에 '젊은도시', '반도체 도시'라는 동탄의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시민들과 소통하던'이란 키워드를 추가했다. 동탄지역에서 활동하던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을 반도체 영입인재로서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개혁신당도 기존 지역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점을 감안한다면 타당 후보에 비해 한정민 예비후보가 갖는 상대적 강점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동탄신도시 특성상 평균 연령이 33세 정도로 젊은 도시에 걸맞은 후보라 전략공천했다"고 말했다. 한정민 예비후보도 "화성을에 공천된 것은 동탄에서 살아 온 연구원으로서 반도체 핵심지를 직접 탈환하라는 사명을 받은 것이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소주 한 잔 기울이던 평범한 직장인이 이제 이직을 하고자 한다. 처음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던 그 마음 그대로 동탄 시민들과 함께 승리를 향해 걸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예비후보는 1985년생, 한정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984년생이다. 젊은 도시에 젊음을 수혈하겠다는 두 당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정민 예비후보가 동탄지역에서 수년간 활동해온 만큼 지역 젊은층의 표심을 더 잘 읽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화성정 조대현 예비후보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년이 아니다. 기존 정치인보다 노회하게 행동하며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라며 지역 청년 민심을 읽지 못할 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개혁신당 후보의 등장으로 정통 민주 표심이 갈라져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미래통합당이 19~21대 총선 화성을에서 얻은 표심은 각각 30.16%, 26.15%, 34.55% 등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64.53%의 지지를 받으며 압승했던 지난 21대 총선만을 놓고 보더라도 개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표심을 분산시키고,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 결집과 젊은층 공략이 주효하게 이뤄진다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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