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개 병원 교수·전문의 16명 연대 서명 요청
"정부, 20년 동안 필수의료 근본 해결 방안 무시"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에 반대한 전공의 사직이 교수진까지 확산된 가운데 일부 교수와 전문의들이 연대를 호소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이대서울병원·고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료 의사들에게 연대 서명을 요청했다.
해당 시국선언국에는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분당차병원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고대안암병원 소속 의료진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자신을 "저희는 수련을 잠시 쉬고자 결정한 후배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채우며, 환자를 돌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련병원의 교수, 전문의들"이라고 소개했다.
시국 선언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임"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값싼 의료 뒤에 숨겨진 의료진의 과도한 부담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년 동안 의료계가 필수의료의 쇠퇴와 그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정부는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결국 현장에서 외면 받고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늘도 이를 반복하며 의료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시국선언문에서 이들은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로서 더 이상의 수련을 포기했을 뿐 환자를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 심정을 깊이 공감하며 이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진과 논의할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다고 국민들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공의들과 현장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비판적 의견 또한 수용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러한 최소한의 의지조차 보이지 못하고 의료 대란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모습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정부의 토끼몰이식 강경대응이 초래한 의료 붕괴는 결국 국민에게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여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서는 현재의 의료 혼란은 전공의가 아닌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입장문에서 "그들은 의료를 저버린 것이 아니라 저희에게 의료에 대한 책임을 잠시 맡겼다고 믿고 있으며, 저희는 그들의 '쉼'을 응원하고 있다"며 "저희는 기성세대로서 의료계의 현재 모습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현재의 의료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의사들에게 묻고자 하신다면 이는 전공의가 아닌 저희를 비롯한 기성세대를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라고 했다.
이들은 국민들을 향해서 "국민 여러분께 의사들에 대해 느끼셨던 실망감을 이해하며, 동시에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아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며 "저희는 주도적인 시각에서 의료를 깊이있게 바라보고 국민들께서 안심하 고올바르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해 진정한 의료개혁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의사집단행동 피해 법률지원단' 및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서 실시한 법률 상담은 총 127건이었다.
피해 유형으로는 '수술 연기'가 86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수술취소 13건 ▲진료거부 8건 ▲입원지연 3건 ▲기타 17건의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손해배상청구 등 소송구조 신청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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