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IoT 기반 농기계 교통사고 예방 기술 성과
14개 시범지역 차량 속도 줄고 안전 체감도 증가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도로 위 트랙터나 경운기 등 농업기계 주행 정보를 주변 운전자와 보행자가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전광판을 통해 안내하는 시범 사업 결과 차량 평균 속도와 과속차량 수가 줄고, 농업인 안전 체감도는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해 농업기계 운행이 빈번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14개 지역에 주행 안내표지판 33개, 농업기계용 단말기 610대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농업기계 교통사고는 연 평균 800건이 발생했고, 농업기계 교통사고 사망자도 연 평균 100여명에 달하는 등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8배 이상 높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19년 ICT와 IoT를 접목해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진행했다.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은 농업기계에 붙인 단말기와 도로에 설치한 엘이디(LED) 주행 안내표지판 간의 근거리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주행 안내표지판에 주행 중인 농업기계가 감지되면 농업기계 종류와 접근 거리, 속도 등의 정보가 문자와 이미지로 표시된다. 이를 일반차량 운전자나 보행자가 확인해 속도를 줄이거나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다.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과 농업기계용 단말기를 설치한 곳 중 전남 장흥군 3개 마을을 대상으로 설치 전후 일반차량 2454대의 평균 속도를 비교한 결과 평균 속도가 최소 11% 줄었다. 시속 60㎞ 도로에서 과속 차량도 25% 줄었다. 인천 계양구, 전남 장흥군, 전북 남원시 3개 지역에서 설치 전과 비교했을 때 농업인이 느끼는 교통안전 체감도는 42~150%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농진청은 농업기계 전도·전복(넘어짐·뒤집힘) 사고 감지 알람 기술도 개발해 농업기계용 단말기에 추가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 신고가 늦어져 사망 등 위급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말기 내 감지기가 사고를 감지하면 사고자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사고 정보를 전달한다.
사고자가 20초간 응답하지 않으면 미리 등록된 보호자 또는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으로 사고 정보를 발송해 조치할 수 있다. 농업기계 전도 위험 경사 감지 알림, 위험 상황 시 긴급 호출 기능 등을 함께 추가해 종합적으로 농업기계 사고를 감지하고 위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농진청은 현재 이 기술을 농촌 지역에서 가장 사고가 잦은 트랙터, 경운기 2종을 대상으로 적용 중이다. 다른 주행형 농업기계 기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을 교통안전시설 규격에 추가하거나 농업기계 사고 감지 정보를 119 응급출동과 연계하는 방안도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다.
조용빈 농진청 농업공학부장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 IoT 등 첨단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 농업인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까지 챙길 수 있는 기술 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