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생각을가진의대생·전공의' SNS
"사직이란 극약처방만 답이었는지"
"휴학 온전한 자의에 의한 것 아냐"
[서울=뉴시스]김수아 인턴 기자 =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7천여 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 처분 절차에 돌입하고 의대 교수들도 집단 행동에 돌입하는 등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 집단 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다른생각을가진의대생·전공의'라는 이름으로 한 계정이 운영되고 있다. 계정 소개란에는 "2024년 의대생의 동맹 휴학과 전공의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모임" "극한의 대립 속에서 각자의 사정과 의견이 설 자리를 잃어버렸고 우리는 그 개개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는 문구가 적혔다.
또 계정 운영자나 게시글 작성자 등 운영진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계정 운영자는 학생증 등을 통해 의대생 신분을 인증한 후 다수 언론과 인터뷰에 응했다.
해당 계정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해 의료계가 집단 사직이나 동맹 휴학 등의 대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담긴 글이 올라와 있다.
'첫 번째 다생의(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가 보내는 글'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엔 익명으로 자신을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라고 밝힌 작성자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의사의 파업은 모든 대안이 실패했을 때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세계의사회 수칙을 언급하며 "사직이라는 극약처방만이 답이었는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모두가 알지만 논의되지 못했던 의료 현장의 여러 문제를 시민들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말하고 있다"며 "의사들의 단체 행동 대 강경한 정부의 대결 구도에서 빠져나와야만 보다 나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올라온 게시글에는 자신을 '비수도권 의과대학 본과생'이라고 소개하는 의대생이 쓴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휴학계를 직접 냈다고 해서 제 휴학이 온전한 자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며 "(동맹 휴학이) 동기와 선후배들이 강경대응을 외치는 분위기 속에서 휴학계 제출은 학생 대표가 망설이는 학생 각각을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의대와 병원은 교수와 선배가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좁고 닫힌 사회"라며 "의대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동료들과만 어울리며 폐쇄적인 의대생, 의사 집단의 세계관을 내면화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 대한 모든 의대생들의 생각이 똑같지 않다"며 "지금 표출되고 있는 것은 의대협의 성명서와 동맹 휴학으로만 대표되는 단일하고 평면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또 "의대생일 때 의대 내부의 다원성을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이 의사가 되어서 환자 집단의 다원성을 성숙하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의대생들이 조금 더 다른 의견에 열린 태도로 접근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 누리꾼들은 "공개적으로 이런 게시글을 업로드 하실 거라면 적어도 그 학교들이 어딘지 정도는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공개하고 글 올리라고 하는 거 보면 어떤 분위기이기에 목소리를 못 내는지도 짐작이 가네요"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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