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구리시 축구협회장
"시의회서 심의조차 안해"
시의회 "재정 어려워 쉽잖아"
[구리=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구리시가 추진 중인 K-4리그 구리시민축구단 창단이 구리시의회의 반대로 조례 제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축구협회 등 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구리시민축구단 창단추진위원회 4일 구리시청 광장에서 구리시축구협회 관계자와 창단 서포터스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에 구리시민축구단 창단 승인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문 낭독을 맡은 이재선 구리시 축구협회장은 창단 지연에 대한 항의에 뜻으로 현장에서 삭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재선 협회장은 결의문에서 “구리시는 과거 경기도 내에서 초-중-고로 이어지는 학교 축구의 연계성이 가장 뛰어난 곳이었다”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구리시민축구단 창단을 결의하고 2년 넘는 준비 끝에 조례안을 마련했지만, 시의회에서 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있어 이를 고발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축구는 국민 스포츠로, 국내에서도 프로(세미프로) 리그와 함께 1부~7부까지의 아마추어 리그도 운영되고 있는 만큼 구리시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필요하다”며 “시민축구단이 창단되면 유소년 인재의 타 지역 유출이 줄고 구리시에 연고를 둔 축구인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시민축구단 창단 필요성을 설명했다.
운영 부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리시에 16개 축구동호회가 활동하고 있고, 토평동 자원회수시설 내 구리시민스포츠센터 축구장은 대한축구협회(KFA) 운영 규정에 매우 근접해 전용구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며 “창단 추진에 앞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주민의 72%가 시민 축구단 창단에 찬성했고, 운영비는 구리시와 기업체 지원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시민축구단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시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은 지난해 5월 의회에 제출된 뒤 지금까지 상정이 보류되고 있는 상태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구리시민축구단 창단 필요성이나 예산 지원 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봉수 구리시의회 의장은 “지난해 용역에서 시민축구단 연간 운영비가 약 15억원 내외로 추산됐는데 구리시 생활체육 단체 등에 지원되는 보조금 예산이 연간 15억원 정도”라며 “선수 스카우트와 급여 인상 등으로 예산 규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매년 한 종목에 이 정도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현재 구리시 재정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시민축구단에 투입될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지역의 축구동호인들에게 지원된다면 생활체육 여건이 오히려 나아질 것”이라며 “굳이 추진한다면 시민축구단인 만큼 시민이 뜻을 모아 마련한 돈으로 운영하면서 시가 일부 보조를 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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