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현물 ETF 허용 추진 공약 발표
금융당국 "美 사례 바로 적용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 경신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거래량이 급증한 것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현물 ETF 발행·중개가 요원한 상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투자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올해 7월 시행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이 마련되고 있고 미국 등 해외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 검토해나갈 예정"이라면서도 "금융시장 안정성, 금융회사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4·10 총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규제 완화 논의에 불을 지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추진 등 가상자산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자산 제도화 공약을 지난달 21일 발표했다.
가상자산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켜 비과세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이다. 매매수익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 과세해 다른 금융투자 상품들과의 손익통상과 손실 이월공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가상자산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고, 손익통상과 손실 이월공제를 5년간 도입하기로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만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시장에서의 고립으로 국제적 입지가 불리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최근까지 발표한 총선 공약에는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규제 완화가 당국의 현 입장과 차이가 있는 데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CB 관계자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ECB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통해 "비트코인의 공정가치는 0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글로벌 분산형 디지털 화폐가 되겠다는 약속에 실패했으며, 여전히 합법적인 송금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경계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리서치센터는 "금융당국은 금융사기 방지 또는 자금세탁 문제 등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거부해왔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주요 선진국들은 자유로운 자본시장과 자금세탁을 상호 배타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내는 이미 7년이라는 세월을 글로벌 경쟁력 개선 없이 허비했는데 지부터라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민간 부문이 힘껏 창의력을 발휘해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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