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검찰총장, 민원실에 격려금 수천만원" 공수처 고발

기사등록 2024/02/28 11:35:54

최종수정 2024/02/28 13:31:29

32년 동안 검찰 근무한 직원의 내부 제보

"이원석 검찰총장, 특활비로 격려금 뿌려"

대검 "허위주장" 반박에 "명예훼손 검토"

[과천=뉴시스] 검찰이 기밀수사에 써야 하는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이와 관련 없는 민원실에 지급했다며 시민단체가 이원석 검찰총장을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2024.02.28.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검찰이 기밀수사에 써야 하는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이와 관련 없는 민원실에 지급했다며 시민단체가 이원석 검찰총장을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2024.02.28.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전재훈 기자 = 검찰이 기밀수사에 써야 하는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이와 관련 없는 민원실에 지급했다며 시민단체가 이원석 검찰총장을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28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장의 특활비 오남용 건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특활비 관련 현직 총장의 구체적인 내부 제보와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난해 6월20일 이 총장이 전국의 검찰청 민원실에 격려금 명목으로 최소 수천만원을 뿌린 것이 내부 제보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 명의로 전국 검찰청에 뿌려진 메시지도 확보했다"며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나 정보수집 용도가 아닌, 단순한 격려 명목으로 특활비를 뿌린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이 총장에 대한 고발장을 통해 "법원은 국가정보원장 특수활동비 횡령 사건에서 특활비를 용도와 사용 목적에서 벗어나 위법하게 사용한 것 자체로 업무상 횡령죄 구성요건을 인정했고, 이는 위탁자인 국가에 손해를 가하는 것이므로 국고손실죄도 성립한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활비를 민원실 격려금으로 지급한 것은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에 해당한다"며 "그 금액이 1억원 이상일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손실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세금도둑잡아라와 뉴스타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으로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 오남용에 대한 내부제보 공개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2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세금도둑잡아라와 뉴스타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으로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 오남용에 대한 내부제보 공개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22. [email protected]

앞서 세금도둑잡아라 등 3개 시민단체와 뉴스타파 등 6개 언론사로 구성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공동취재단)'은 대전지검 천안지청 민원실장 등으로 32년 동안 검찰에서 근무했던 최영주씨의 제보를 통해 이 총장의 특활비 오남용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씨가 지난해 6월20일 오후 1시5분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받은 메시지를 보면, 대전지검 천안지청 총무과 직원은 최씨에게 "검찰총장실에서 계장님께 내리신 특활비 100만원을 내일 우수직원격려 행사 때 청장님께서 전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2분 뒤인 오후 1시17분에는 해당 지청 재무 담당자가 최씨에게 내부 통신망으로 '100만원의 격려금이 내려왔으니, 특수활동비 현금영수증에 서명해 회신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최씨가 받은 '영수증 및 집행내용확인서'의 '집행내용' 항목에는 "국정수행지원(대국민서비스 향상을 위한 국정수행활동 지원)"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공동취재단은 최씨가 같은 날 오후 4시20분께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으로부터 "금일 총장님께서 민원 담당자들을 격려하고자 수사활동지원비를 지급했다"는 메시지를 수신한 것을 두고, 전국의 각급 지청에 이 같은 격려 명목 특수활동비가 지급됐을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당시 최씨가 근무하던 민원실은 5만원권 20장을 수령했다고 한다. 공동취재단은 이를 토대로 대검을 제외한 전국 66개 검찰청에 최소 6600만원의 특활비가 뿌려졌다고 의심한다.

이를 두고 대검은 지난 2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민원실은 범죄 피해를 입거나 범죄사실을 알고 있는 피의자, 피해자 등 수많은 사건 관계인들이 제출하는 각종 서류를 접수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일선청에 '형사사건으로 민원실을 찾은 민원인은 병원 응급실을 찾는 심정이다.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민원인을 이해하고 배려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며 "예산편성 목적에 맞게 특수활동비를 집행하고 관련 증빙자료도 모두 구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는 대검 입장에 대해 "내부 제보에 근거해 기자회견한 것"이라며 "시민단체 및 독립언론에 대한 명예훼손이라 판단하고, 다음 주 중으로 법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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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검찰총장, 민원실에 격려금 수천만원" 공수처 고발

기사등록 2024/02/28 11:35:54 최초수정 2024/02/28 13: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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