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낙찰 안중근 유묵' 새 주인은 한미반도체…"곽노권 회장 뜻 기려 환수 동참"(종합)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3억 원에 낙찰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의 새 주인은 한미반도체로 확인됐다.

서울옥션은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분더샵 청담에서 열린 '제177회 미술품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시작가 6억 원에 경매에 올라 경합 끝에 13억 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9억5000만원을 기록한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소장자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에 이어 안 의사 유묵 중 두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13억 원에 낙찰 받은 한미반도체는 독립운동가 곽한소 선생의 후손인 故 곽노권 회장이 창립한 회사다. 지난해 12월 별세한 곽노권 회장은 생전 선조인 곽한소 선생의 기록물을 독립기념관에 기증하는 등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애국정신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옥션은 "한미반도체는 창업자인 곽노권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번 안 의사 유묵 환수에 동참했다"며 "일본에서 환수의 의미를 지닌 이 작품이 독립유공자 후손 업체가 새로운 소장자로 기록되어 더욱 뜻 깊다"고 전했다.

추정가 6억~12억 원에 출품된 안중근 의사의 이 유묵은 수감 당시 남긴 유묵 중 1 점이다. 좌측 하단에는 안중근 의사의 상징인 수인이 지문까지 선명히 찍혀있다. 1910년 3월에 여순 감옥에서 썼다는 문구가 있어 사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의 작품임을 알려준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내용으로 사람의 나약한 마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나라를 위한 자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자 했던 안 의사의 굳은 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 처음 공개된 이 유묵은 그동안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사 유묵은 현재 31점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등록되어 있다.

한편 이날 환수의 의미를 가진 또 다른 작품인 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도 1억3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근대 미술품중에서는 윤형근의 1978년 작품 'Umber-Blue'이 6억3000만원에 낙찰, 이날 근현대미술 작품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날 가장 치열한 경합을 보인 작품은 낮은 추정가 1억2000만원에 출품된 우국원의 'Leader'로 현장, 전화, 온라인을 오가며 최종 2억4000만 원에 낙찰봉 세례를 맞았다.

서울옥션은 2월 경매인 이날 낙찰률은 69.32%, 낙찰총액 약 5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