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민연금이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쓰는 '가치형' 국내주식 발굴을 위해 위탁 운용사를 선정한다는 소식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국내주식 가치형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해 29일까지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를 대상으로 제안을 접수한다. 선정 기관 수는 3개사 이내다.
국민연금은 거의 매년 국내주식을 운용하는 위탁운용사를 추가·보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체 자산의 14.1%에 달하는 141조원을 국내주식 부문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51.0%의 자산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위탁운용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치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건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가치형 위탁운용사 최대 4곳, 액티브형·중소형주형 각 3곳·5곳씩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이후로도 다섯차례에 걸쳐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를 선정했지만 대형주형, 장기성장형, 액티브퀀트형, 중소형주형, 책임투자형, 배당주형 등이 있었을 뿐 가치형 선정은 추가로 없었다.
국민연금은 이번 위탁운용사 선정 취지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국내주식을 발굴·투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번에 국내주식 가치형 위탁운용사가 선정되면 기업의 시장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중장기 초과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가치형 위탁운용사 선정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방향이 일치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밸류업 정책의 성공적 안착에 '큰 손'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정핵심으로 거론됐던 만큼, 국민연금의 이 같은 시그널이 저평가·가치주들에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도록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상장사들에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비교 공시하게 하고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표하도록 하는 한편, 기업가치를 개선한 기업들은 따로 지수로 개발해 상장지수펀드(ETF)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익명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의 참여 여부는 정부 정책 성패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제한된 국내주식 운용 비중 안에서 가치형에 힘을 실으면 (기업 가치 제고 노력 여부에 따른) 기업 간 차별화가 있을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별 투자 유형 비중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요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의 움직임도 관건이다.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06억원 순매수했으며 기관 전체로는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8조8200억원)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정부 정책 흐름을 내부에서도 스터디하고 있다"며 "정책 시행 후 성과 등을 보고 내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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