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나귀 젤라틴’ 인기 탓에…매년 阿 당나귀 떼죽음

[서울=뉴시스] 최윤영 인턴 기자 = 중국 전통 약재 ‘당나귀 아교’의 인기가 높아지자 세계 당나귀 대부분을 보유한 아프리카가 당나귀 개체수 감소·도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나귀 개체 수 감소에 대응해 아프리카 전역 당나귀 도축·수출 금지를 고려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당나귀 아교 ‘어자오’(阿㬵)는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중국 건강식품이다. 피부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다고 알려져 인기가 높다. 높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은 세계 당나귀 3분의 2를 보유한 아프리카와 브라질 등지에 당나귀 공급망을 구축했다.

보도에 따르면 어자오 제조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도살되는 당나귀는 매년 수백만 마리에 달한다. 정확한 수는 집계가 어려운 수준이다. 케냐의 경우 2016~2019년 사이에 전국 당나귀의 절반이 도살됐다고 당나귀 보호단체 돈키생추어리(Donkey Sanctuary)가 밝혔다.

이에 일부 국가가 당나귀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개체 보호에 나서자 도난·밀수 등 범죄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현지 소규모 농촌 공동체에 당나귀는 이동·운송 수단이자 주요 자산이다. 당나귀 개체수 감소에 이은 도난·밀수 등은 현지인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시드니대학교 중국·아프리카 관계학자 로렌 존스턴은 “당나귀가 사라지면, 여자들이 당나귀가 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외신은 주로 어자오가 부유한 중국 여성들에게 판매되는 반면 아프리카 여성들은 어자오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는 17~18일 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전역 당나귀 수출 금지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돈키생추어리는 당나귀 보호법 제정은 당나귀 도난·밀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단체 측은 유일한 해결책은 어자오 회사들이 당나귀 가죽 수입을 중단하고 세포 농업(육류 등의 세포를 배양해 식품으로 제조)등 지속 가능한 대안에 투자하는 것이라 말했다.

어자오는 과거 중국에서 고급 음식이었으나 경제 성장 이후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 어자오 시장 규모는 2013년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에서 2020년 78억달러(약 10조420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어자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990년 1100만 마리였던 중국 내 당나귀 수는 2021년 200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최소 590만 마리의 당나귀가 어자오를 만들기 위해 도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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