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통운 대표만 소폭 바꿨는데" 7년만에 해넘긴 CJ 인사 '장고' 내막은

기사등록 2024/02/16 11:50:03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해넘긴 정기 임원인사…쇄신 보다 안정에 방점

"이재현, 실적 저조 원인 규명에 공들여…3년 중기 사업계획 수립도"

CJ올리브영에 방문한 이재현 CJ 회장. (사진=CJ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J올리브영에 방문한 이재현 CJ 회장. (사진=CJ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CJ그룹이 16일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 신년사에서 '사상 초유의 위기'라고 평가한 만큼 대대적인 '경영 쇄신'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사실상 CJ제일제당과 CJ 대한통운만 바꾼 소폭 교체에 그쳤다.

CJ그룹 인사가 7년 만에 해를 넘기면서 이 회장의 고심이 왜 깊어 졌는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주요 대기업 중 CJ그룹은 이례적으로 구정 연휴 이후에 2024년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

CJ그룹은 통상 매년 11~12월쯤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해 왔다. 2022년엔 대외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예정 보다 앞당긴 10월 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2016년도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긴 2017년 3월에 단행됐다

이번에 이례적으로 해를 넘긴 것과 관련 재계 안팎에선 예상보다  실적이 더 저조하다 보니 그 원인을 찾는데 좀 더 시간을 들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계열사 실적 부진 극복 방안에 대한 이 회장의 장고가 깊어진 것이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시행할 중기 사업 계획도 수립해야 했기 때문에 어떤 방향성을 갖고 누구와 일할지 찾는 작업이 예년보다 더 길어졌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지난달 10일과 12일 CJ 계열사 중 호실적을 거둔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에 잇따라 방문하는 등 힘을 실어 줬다. 

.CJ그룹의 맏형격인 CJ제일제당은 방문하지 않았다. CJ제일제당 대신 올리브영과 대한통운을 먼저 방문한 것은 이들 기업이 지난해 두드러진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1조원 돌파하며 연 3조원 클럽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선호 실장이 올리브영의 주요 주주로 있기도 하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반면 CJ제일제당과 CJ ENM의 실적은 저조하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95억원으로 전년대비 35.4% 감소했다. 매출액은 17조8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CJ ENM은 지난해 영업손실 1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4조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줄었다.

성과  부진한 계열사 수장 물갈이 등으로 장고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가 나오고 주주총회를 앞두고 결단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2020년 정기 임원 인사 때에도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한 바 있다. 당시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가 물러났다.

이 회장은 매년 임원인사 때마다 '성과주의'를 원칙 삼아 인적 쇄신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5일 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일엔 이 회장이 "그룹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CJ그룹 인사는 2020년 이후 임원 승진이 최소폭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 위기 등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어 '경영쇄신' 보다는 그룹 안정에 더 방점을 뒀을 가능성이 높다.

CJ그룹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내정됐고,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호실적을 기록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와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허민회 CJCGV 대표, 구창근 CJENM 대표는 유임됐다.

그룹의 글로벌 식품 사업을 이끌며 승계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이 회장의 장남 'CJ가(家) 4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이번에 승진 등의 인사는 없었다.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음악콘텐츠사업본부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겸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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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통운 대표만 소폭 바꿨는데" 7년만에 해넘긴 CJ 인사 '장고' 내막은

기사등록 2024/02/16 11:50:0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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